中 사드 보복 조치에 오너 재판까지
악재 연발에 고민 깊어져
[뉴스핌=함지현 기자] 중국의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부터 오너 일가의 재판까지. 롯데그룹이 연이은 위기상황을 맞고 있어 예년과 같은 대규모 투자가 가능할지 업계 눈길을 끌고 있다.
롯데그룹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부지 제공과 관련해 중국의 롯데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관광 금지령까지 내리며 국내 관광·면세 업계의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사진은 3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모습. /김학선 기자 yooksa@ |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통상 연말에 진행하던 투자계획을 여전히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미뤄졌던 조직개편과 인사, 채용계획은 마무리됐지만, 유독 투자 계획만은 미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롯데그룹을 둘러싸고 끊이지 않고 있는 악재가 이같은 장고의 배경이라고 보고 있다.
롯데그룹은 해마다 7조원 가량을 국내외에 투자해 왔지만 지난해 검찰의 대대적 수사 이후 M&A 등 대규모 투자가 멈춰선 바 있다. 최근 롯데케미칼이 주롱아로마틱스(JAC) 등 대형 M&A를 추진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외 다른 투자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특히 중국이 사드 보복성 제재를 남발하면서 약 3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진행하는 '롯데월드 선양 프로젝트' 등에 제동이 걸리는 등 추가적인 투자집행을 결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같은 요인이 작용한 탓인지 롯데는 투자와 함께 관심을 받고 있는 신입사원 채용규모를 지난해에 비해 약 50명 감소한 1150명으로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외부적으로 드러난 위험요소 외에 잠재적인 악재 역시 투자를 결정짓는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우선 대규모 투자 집행을 최종적으로 결정해야 할 신동빈 회장은 이날부터 경영 비리 혐의에 대한 재판을 받는다. 신 회장은 총수일가에 508억원에 달하는 '공짜 급여'를 지급하고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권을 헐갑에 넘겨 롯데쇼핑에 774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만약 이번 재판 결과로 인해 신 회장의 운신의 폭이 좁아지게 될 경우 투자 등 경영상 공백이 생길 수도 있다. 그는 지금도 출국금지가 풀리지 않아 중국 등 글로벌 경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아울러 최근 심심치않게 들려오는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소식은 또다시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불러오고 있다.
롯데그룹은 조만간 투자 계획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부에 투자 계획을 밝힐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외부 환경이 워낙 만만치 않고 여러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투자 계획을 확정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릴 수도 있다"며 "다만 투자계획을 확정한다고 해도 외부에 이것을 밝힐지는 아직 미정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