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빌딩 수요 열기 그대로
디자인 작업 방식 재정의
고객들 이탈 않고 증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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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디자인 소프트웨어 업체 피그마(종목코드: FIG)의 주가가 상장 첫날 250% 급등했다. 회사의 폭발적인 성장 이력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상당하다.
◆첫날 주가 3.5배
피그마의 주가는 31일(현지시간) 상장가 33달러 대비 252% 높은 116.3달러에서 정규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471억달러다. 마감 후 거래에서는 24% 추가 급등해 143.5달러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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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권거래소 플로어에 있는 전광판에 표시된 피그마 로고 [사진=블룸버그통신] |
피그마는 웹사이트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화면을 디자인할 때 활용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판매하는 회사다. 2023년 어도비가 200억달러를 들여 인수하려다 규제당국의 반대에 의해 실패한 곳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피그마는 상장 전 '북빌딩' 과정에서 기관투자자로부터 상당한 열기를 끌어모았다. 모집 물량의 40배를 초과하는 수요가 몰렸다.
예상 상장가는 사실상 2차례나 상향됐다. 종전 상장가 목표범위는 25~28달러였는데 30~32달러로 상향된 뒤 결국 높은 관심에 힘입어 범위 상단을 넘어서는 33달러에서 상장가가 책정됐다.
◆폭발적인 성장세
피그마 주식을 둘러싼 열기가 '후끈'한 배경에는 폭발적인 성장세가 있다. UX툴스서베이에 따르면 UI 디자이너 사이에서 피그마 이용률은 2017년 11%였다가 2021년 이미 77%로 급등했다.
매출액도 급증세다. 작년 연간 매출액이 7억4900만달러로 전년 대비 48% 증가한 가운데 올해 1분기 매출액도 46% 늘어나는 등 강력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피그마의 급성장세의 이유에는 2016년 브라우저 기반의 첫 제품 출시부터 디자인 작업 방식 자체를 재정의했다는 평가가 있다.
종전의 '혼자 작업하고 파일을 주고받는' 방식에서 '함께 실시간으로 만들어가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거다. 이같은 소프트웨어 강점은 2020년 코로나19 사태발 원격근무 확대 시기에 성장 자양분이 됐다.
피그마의 이익률은 소프트웨어를 서브스크립션 형태로 판매하는 업종 특성상 높은 편이다. 최근 연간 최종손익상에서는 적자와 흑자 변동이 있었으나 매출총이익률은 동종 업계 최고 수준에 해당한다고 한다.
예로 최근 수년 사이 피그마의 연간 매출총이익률은 90% 전후에서 유지됐다. 올해 1분기는 91%를 기록했다. 피치북의 데릭 에르난데스 애널리스트는 피그마에 대해 "제품 디자인 시장에서 거의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세대를 대표하는 SaaS(클라우드상에서 구동되는 소프트웨어) 기업"이라고 했다.
◆높은 안착률, 어떻게?
피그마 제품의 특징은 높은 안착률과 지출 증액을 끌어낸다는 거다. 예로 피그마의 순달러유지율(NDR)은 132%를 기록했는데 이는 기존의 고객들이 1년 전보다 현재 32% 많은 금액을 지출 중이라는 얘기다. NDR은 기존 고객군이 전년 대비 올해 지출한 금액의 비율을 일컫는다.
높은 유지율의 배경에는 작업물을 URL 링크 하나로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설계가 있다. 디자이너 1명이 피그마를 사용하기 시작하면 디자인 검토를 위해 제품 매니저가 참여하고 이어서 개발자들이 디자인 사양을 확인한다.
▶②편에서 계속됨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