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중국 기업들, 원자재 재고 늘리고 대출도 확대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중국 경제가 올해는 생각보다 양호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내년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 전개될 것이란 경고가 제출됐다.
당국이 부채와 공급 과잉 축소를 앞세웠지만 정작 기업들은 원자재 재고 물량을 늘리고 대출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나, 다음 달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다소 파장이 예상된다. 이번 중국 공산당 대회에서는 앞으로 5개년 중국 지도부와 중국 경제의 나아갈 길이 결정된다.
철강 생산 현장 <사진=블룸버그> |
26일(현지시각) 미국 민간경제조사단체 ‘차이나 베이지북(CBB)’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이번 3분기 중 원자재를 사용하기보다는 재고 물량을 계속 늘려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지난 6개분기 연속 석탄과 알루미늄, 철강, 구리 용량(capacity)이 순 증가세를 보였는데 이는 금속시장 공급 과잉을 막겠다던 당국의 조치와는 반대되는 흐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상품산업 전반에서 매출과 생산, 수출 수주, 고용, 임금, 판매가격 등의 기준으로 기업들의 성장이 축소됐다고 밝혔다.
르랜드 밀러 CBB 대표는 “지난 1년 반 동안 중국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말자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이러한 안일함 속에 중국 경제가 달성하지 못할 성장 목표에 대해 비현실적 기대감만 형성됐다고 말했다.
경제 성장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대조적인 현실은 상품 등 관련 시장 전반으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구리 가격은 중국을 필두로 한 글로벌 성장 기대감 속에 올해 들어서만 25% 넘게 올라 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최근에는 가격 흐름이 주춤해지고 있다.
보고서는 또 중국 기업들의 대출 속도가 최근 4년 사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며, 중국 정부가 대출 증가세를 단속하고 있다는 믿음과는 대조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밀러는 “중국 정부가 올해 디레버리징에 대해 계속해서 얘기하고 있지만 우리 보고서에서는 그러한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차이나 베이지북 보고서는 3000개 이상의 기업에 대해 일화를 수집하는 방식으로 현황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내는 베이지북과 유사한 형식이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