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2018년 사이 대손율·연체율 개선, 올해부터 꺾여
"중소기업·자영업자 금융지원, 은행 경영에 악영향"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KB금융그룹이 올해 경영상황이 수년간 개선세를 멈추고 ‘악화’될 것이라고 미국 연방증권거래위원회(US SEC)에 보고했다. 이유에 대해선 우리나라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중소기업·자영업자 금융지원으로 은행 이익에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KB금융의 관련 연차보고서는 기관 등 해외투자자를 위한 용도로 연간 1회 영문본으로 미국 SEC에 제출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미국 SEC에 지난달 30일 보고한 2018년 연차보고서에서 부실대출비율(the non-performing loan ratio)이 2015년말~2018년말 사이 0.4%에서 0.3%로 0.1%포인트 감소한 추세를 멈추고 2019년에는 ‘상승’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중소기업 원화대출 연체율도 같은 기간 0.5%에서 0.3%로 하락했지만, 올해는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KB금융그룹은 미국 SEC에 제출한 연차보고서에서 올해 연체율과 대손율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했다. 파란줄 참고 [자료=KB금융 연차보고서] |
지난 수년 간 개선되던 경영상황이 올해 악화로 반전하는 이유에 대해선, 우선 우리나라와 글로벌 경제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이 우량 기업과 가계에 대한 대출에 경쟁적으로 몰리면서, 결국 이자와 수수료는 낮아지고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가 결국 수익성을 떨어뜨릴 것으로 KB금융측은 예상했다. 현재 중소기업 경영상황이 대출지원을 해도, 빚을 갚을 만큼 수익성이 뒤따르지 못하는 경제여건에 놓여있다는 진단이다.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의 경우 대기업과 납품관계를 맺고 있는데, 몇몇 대기업은 경영이 악화돼 하청업체의 유동성과 재무상황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KB금융이 분석한 업종별 경기하강 충격 영향을 보면 운송, 건설, 도소매 유통, 부동산개발, 식당업종의 연체율 상승이 예상된다.
자영업자를 위한 소호(SOHO)대출 역시 중소기업보다 경제상황 영향을 더 크게 받았기 때문에, 가장 우려되는 분야로 꼽혔다.
수년째 골칫거리인 조선, 해운, 건설업 등 세가지 업종의 대출도 올해 악화될 것으로 KB금융은 우려했다. 이들 업종의 대출 위험 노출액은 각각 3조2690억원, 5200억원, 25000억원으로 국민은행 총 대출자산의 각각 1.02%, 0.16%, 0.08%를 차지했다. 정부와 금융권의 지원이 미래 손실을 만회할 만큼 충분하지 않아, 대출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KB금융은 “위험노출 여신이 늘어나 재무상황과 영업결과에 구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대출자산의 훼손을 막기 위해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kj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