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매물 쏟아질 것...기저효과 진단도"
잠실5단지 등 재건축 단지 매매호가 조정 현상
[서울=뉴스핌] 김지유 기자 =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정부가 추가 대책을 예고한 만큼 반등세가 조만간 꺾일 전망이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민간택지 확대, 전매제한 강화 등의 추가 대책을 검토하자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집값 하락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추가 대책은 이르면 이달 발표될 예정이다.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강화와 추가 대출규제가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또 재건축 연한을 현재 30년에서 40년으로 연장하는 방안과 후분양제 의무화의 가능성이 있다. 특히 1가구 1주택자에 양도소득세를 비과세하는 제도도 폐지할 여지가 있다.
건설업계 및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10% 올랐다. 재건축 아파트와 일반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각각 0.30%, 0.06%로 전주보다 상승 폭이 컸다.
특히 추가대책 예고에도 불구하고 강남권 아파트가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송파(0.36%)가 재건축과 대단지 일반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맷값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어 △강남(0.14%) △광진(0.13%) △강동(0.11%) △중구(0.09%)를 비롯한 곳이 올랐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하지만 재산세 납부 및 분양가상한제 확대 등을 시행하면 아파트값이 하락 전환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현재 일부 단지의 아파트값 상승은 정부 정책에 따라 매도자들이 선뜻 나설 수 없는 매물 부족에서 기인한다"며 "재산세 고지서가 통지되고 실질적인 부담을 느낀 갭 투자자들의 매물이 하반기에 쏟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인 아파트값이 계속 상승하기에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현 수준을 유지하는 보합세를 이어가거나 하락 전환할 공산이 크다"고 강조했다.
지난달부터 주간 매맷값 변동이 상승 곡선을 기르고 있지만 상승기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일부 단지에서 국지적인 상승세를 보일 뿐 저점 대비 상승한 것으로 보이는 '기저효과'가 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현재 주택시장은 상승한다기 보다 작년 고점을 찍고 하락하던 아파트값이 일부 회복세를 보이는 것일 뿐"이라며 "당분간 서울 아파트값은 현재 수준에서 강보합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그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의 예고로 아파트값 상승이 불가하다고 선을 그었다. 박 전문위원은 "시장가격을 주도하던 재건축 아파트값이 빠지면 일반 아파트값은 일시적으로 상승할지 몰라도 결국에는 동반 하락할 것"이라며 "종합적으로 볼 때 현재 시장은 아파트값이 추가 상승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도 "현재 전반적인 주택시장은 작년에 하락했던 가격에 대한 기저효과가 크다"며 "대출이 불가하면 거래량이 급증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의 추가 규제는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실제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아파트값의 매매호가가 일부 조정되고 있다.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일부 전용면적 76㎡ 매물이 매매호가를 1000만~2000만원 조정했다. 전용 82㎡ 중에는 가격을 2000만~5000만원 낮춘 매물이 등장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전용 76㎡와 84㎡에서 일부 매물이 가격을 1000만원 낮췄다.
잠실동 한 공인중개사는 "현재 일반 아파트는 별다른 영향을 받고 있지 않지만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조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