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신한·우리은행 '확대' vs 국민·하나·농협은행 '고심'
디지털금융 전환 본격화, 전문인력 확대 놓고 고민
일본 경제보복에 경영 불확실성 커져, 계획도 차질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은행들이 하반기 신입 직원 채용 계획을 두고 고심하는 모습이다. 일부 은행들은 타 산업 대비 상대적으로 경영상황이 나은 은행이 채용을 늘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반면 상당수 은행은 디지털금융 전환으로 전통적인 은행 인재상이 변화한데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경영상의 불확실성 증대로 선뜻 채용 계획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지난달 말 노사협의회를 열고 제1호 안건으로 올린 신입직원 600명 추가 채용에 대해 지속 검토하기로 합의했다. 직원 본인의 학자금 지원이나 퇴직금 산정 평균임금에 업적성과급 포함 등은 수용 불가를 결정하고, 후선 업무 희망직원 급여조정 등에 대해선 추후 재논의키로 했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최근 경제상황 악화로 청년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타 산업 대비 경영사정이 상대적으로 나은 은행이 채용을 늘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기업은행은 이미 올해 신규 채용 인원을 지난해보다 40명 더 늘린, 총 420명으로 상반기에 220명을 채용했고, 하반기 중에 200명을 더 뽑을 계획이다.
주요 시중은행 사옥 [사진=각 사] |
신한은행의 경우 채용 규모를 전년보다 조금 늘렸다. 지난해 채용인원인 900명보다 100여명 많은 1000명을 올해 채용한다. 이미 상반기에 신입직원 및 경력직원을 630명 채용했고 오는 9월부터 370명을 더 뽑을 예정이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채용규모와 같은 올해 상반기 300명에 이어 하반기 450명을 더 뽑을 계획이다. 다만 우리금융지주가 본격적으로 출범한 만큼 사세 확장에 따라 그룹 전체로 보면 지난해보다 100명 늘린 1100명을 신규로 채용할 계획이다.
이에 반해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은 아직 하반기 채용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금융 본격화로 전문인력과 전통적인 영업인력 비중을 놓고 고민이 되는데다, 최근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도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대졸 공채 인원(415명)의 31%(130명)을 정보통신기술 인재로 뽑은 바 있고, 농협은행과 KEB하나은행도 디지털전문인력을 확대하고 나섰다. 신한은행은 올해부터 디지털·정보통신기술(ICT) 인력을 수시 채용으로 바꿨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각 은행들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해 일자리 창출효과를 측정, 그 결과를 8월 공개할 예정인 점도 은행들로선 부담이다. 은행들이 고용을 얼마나 했는지 또 다른 업종의 고용창출에는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평가하겠다는 취지지만, 매년 버는 수익에 비해 채용이 적다는 비판이 제기되면 은행 입장에선 부담이 아닐 수 없는 상황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비정규직 폐지, 경력단절 여성 채용 확대, 주52시간 근로시간 단축, 청년 인턴 확대 등 전통적으로 채용과 근로여건 개선에 은행들이 가장 앞서온 것이 사실”이라며 “공공성 측면에서 신입직원 채용 확대에 대해 고민이 많은 요즘”이라고 전해왔다.
hkj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