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우리나라 불법도박 규모가 81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합법사행산업(카지노, 경마, 경륜, 경정, 복권, 체육진흥투표권, 소싸움경기)의 22조4000억원(2018년 기준)의 약 3.6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는 불법도박에 참여한 사람들의 지출액을 바탕으로 추정한 수치다. 불법도박에 참여한 사람들의 지출액을 추정한 것으로 제3차 실태조사(2016년) 결과인 70조9000억원에 비해 약 15% 증가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위원장 심덕섭)는 2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4차 불법도박 실태조사' 연구 결과(2019년 기준)를 발표했다. 실태조사는 한국형사정책연구원과 한국갤럽연구소에 의뢰해 진행됐다.
[세종=뉴스핌] 이한결 기자 =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문화체육관광부. 2019.12.12 alwaysame@newspim.com |
종류별 규모를 살펴보면 불법 스포츠도박 20조5000억원(25.2%)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불법 사행성게임장이 15조원(18.4%) ▲불법 온라인 카지노 10조6000억원(13.0%) ▲온라인 즉석·실시간 사행성게임 8조2000억원(10.0%) ▲사설 카지노장 7조5000억원(9.2%) ▲불법 경마 6조9000억원(온라인 6조3000억원, 오프라인 6000억원, 8.4%) ▲불법 웹보드 게임 5조4000억원(6.6%) ▲불법 하우스도박 3조7000억원(4.5%) ▲불법 경륜 2조4000억원(온라인 2조2000억원, 오프라인 2000억원, 2.9%) ▲불법 경정 1조1000억원(온라인 1조원, 오프라인 1000억원, 1.3%) ▲불법 소싸움 4000억원(온라인 3500억원, 오프라인 300억원, 0.5%)순으로 나타났다.
사감위는 제4차 불법도박 실태조사를 통해 처음으로 불법 온라인 도박의 규모를 추정했다. 종류별 규모를 살펴보면 ▲불법 스포츠 도박 20조5000억원(37.7%) ▲불법 온라인 카지노 10조6000억원(19.5%) ▲온라인 즉석·실시간 사행성게임 8조2000억원 ▲불법 경마 6조3000억원 불법 웹보드 게임 5조4000억원(9.9%) ▲불법 경륜 2조2000억원(4.0%) 불법 경정 1조원(1.8%) 불법 소싸움 3500억원(0.6%) 등이며 총 54조5000억원으로 불법 도박 규모 전체 66.8%를 차지했다.
최근 불법도박 시장은 경쟁이 과열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업체에게만 수익이 몰리는 과점화 형태로 진행되는 점도 파악됐다. 또한 수익 극대화를 위해 조직을 다단계화하고 적발 시 처벌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박 수익을 일일 정산하는 등 운영 수법이 점점 고도화·치밀화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없는 불법 온라인 도박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당첨금을 지급하지 않는 이른바 '먹튀 사이트'가 등장하면서 오프라인 시장이 여전히 인기를 유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감위는 불법도박 운영실태 분석을 통해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개별 불법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차단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므로, 참여자가 불법도박 사이트에 접근하거나 이용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수단으로 불법도박 회원모집에 대한 단속 및 처벌강화 필요 ▲불법도박은 고소자나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고, 불법 온라인 도박은 주로 해외에서 운영돼 수사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요돼 경찰의 수사에 있어 우선순위가 낮으므로 이에 대한 정책적 수단 마련 필요 ▲불법도박에 대한 불법수익 환수, 대포통장에 대한 단속 강화, 불법도박조직의 내부 신고 유인책 강화 필요 ▲10대 청소년들의 불법도박 참여자가 늘어나고 있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조사는 불법도박 규모 산출의 신뢰 제고를 위해 1ㆍ2ㆍ3차 불법도박 실태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로 구성한 자문단을 구성하여 운영했으며, 조사의 표본을 제3차 조사의 2000명(대국민 1,700명, 불법도박 경험자 300명)에서 7934명(대국민 5398명, 불법도박 경험자 2536명)으로 대폭 확대해 규모 추정의 정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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