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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CEO 장수시대]① 하나·KB 9년, 신한 6년...단단한 그룹 만든 CEO들

기사입력 : 2020년09월21일 13:00

최종수정 : 2020년09월21일 14:26

"국내외 금융시장 구분 없어져, 경쟁 치열"
"단기성과보다 10년 장기전략 필요한 시기"
관치금융은 옛말…위기 돌파할 '장수' 필요

우리나라 금융시장에서도 장수 CEO(최고경영자) 시대가 열리고 있다. 우리 금융그룹들은 그동안 3년짜리 단명 CEO들이 많았다. 관치 등 외풍에 쉽게 노출돼, "나도 CEO 해보자"며 달려드는 사람들이 많아서다. "외부행사와 인사하는 시간만 임기 1년이 지나며 실무는 뒷전"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단기 성과에 몰리다보니 장기 비전은 나올 수 없는 구조가 됐다. 금융그룹의 지배구조가 흔들리고, 금융사 전체가 휘청이며 사회적 경제적 큰 손실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글로벌 금융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게 문제였다. 디지털, 글로벌 진출 등 급변하는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경영전략이 필수여서다. 

우리나라도 지속가능한 내부통제와 장기적인 금융그룹 발전을 위해 CEO의 연임/재연임에 대한 유연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최근 들어서야 안정적인 지배구조와 이를 토대로한 실적 향상, 글로벌 진출 등 장기적인 전략이 어울리며 장수 CEO가 나오고 있다. '금융의 삼성'도 기대된다. 최근 금융권에 부는 CEO의 장수시대 현상을 진단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안착할 방안을 찾아본다. [편집자주]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국내·해외 금융시장 구분이 없어질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장수 CEO'에 대한 필요성도 커졌어요. 5년, 10년의 장기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을 중용하다 보니 생긴 자연스런 현상입니다." -A금융지주 사외이사

우리나라 주요 금융 CEO들의 연임, 3연임이 이어지면서 '10년 금융CEO' 트렌드가 자리잡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2021년까지 9년,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2023년까지 9년,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6년,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2024년까지 9년 임기가 예정돼 있다. 단기 성과에 급급하는 대신, 탄탄한 조직관리를 바탕으로 장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금융CEO 임기 풍토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사진=각 사] 2020.09.21 bjgchina@newspim.com

◆"단기성과 아닌 10년, 20년 비전 세워라"

지난 16일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윤종규 현 회장을 최종 후보자로 선정했다. 국내 금융지주사 역사상 CEO 3연임은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이어 4번째다.

윤 회장의 선임 및 연임의 주요 포인트는 조직 안정화였다. 2014년 윤 회장 첫 선임 당시, 회추위가 "조직 내 갈등을 빠른 시간 내에 통합해야 한다"고 언급할 만큼 상황은 좋지 않았다. 윤 회장은 3년간 행장을 겸임하면서 국민은행과 구 주택은행 합병 갈등을 마무리하고 조직을 안정화했다. 이어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2016년 현대증권(현 KB증권)을 인수하면서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오늘까지 사외이사들의 신뢰가 이어지면서 3연임을 하게 된 것이다.

한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은행, 증권, 보험의 3대 금융업에 카드, 자산운용, 신탁, 부동산, 해외법인까지 조직이 확대되는 추세에서 외부출신 CEO는 이제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다. 주요 자회사 사장단과 임원들 얼굴 익히고 국내 주요 거점만 돌아도 1년이 걸린다"고 장기경영 CEO 필요성을 설명했다.

예전에는 정부나 금융당국 고위 간부가 금융사 회장, 행장을 맡는 것이 용인되는 분위기였다. 금융은 기본적으로 정부의 인허가 산업인데, 기재부 선후배 등 인맥을 동원하면 인허가 작업에도 유리했고 주주들도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른바 '관치금융'의 시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분위기가 180도 반전됐다. 특히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겪으면서 오랜 기간 조직에서 융화된 CEO의 필요성이 커졌다.

단기성과보다는 장기비전 수립의 중요성이 커진 것도 한 이유다. 국내 금융시장의 파이는 한정돼 있어 이제는 글로벌 진출, 디지털 전환 등이 금융권의 화두다. 임기가 짧으면 단기 성과에 집중할 수밖에 없지만, 지속가능 경영의 핵심인 ESG 등 '비재무적 성과'까지 챙기려면 장기비전이 필요하다. 지난해 신한금융 회추위는 조용병 회장 연임 이유로 "오렌지라이프 인수 등과 함께 ESG(환경보호·사회공헌·윤리)경영을 정착시켜 지속가능 성장기반을 구축해 왔다"고 평가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ESG만 놓고 보더라도 글로벌 표준이나 정부의 녹색뉴딜 등을 파악하고 4~5년 전략을 세워야 한다. 과감한 시설투자와 통찰력이 필요한 부분인데, 이게 중간에 끊기면 방향성을 잃고 성과가 흐지부지 될 수 있다. 하물며 글로벌 진출엔 10년, 20년 비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쟁 중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 위기관리 중시

코로나 장기화, 마이너스 금리 확산 등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도 금융 CEO 연임에 힘을 싣고 있다. 외부 위기가 심화될수록 경험 많은 내부 인사를 중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위기관리 측면에서 사외이사와 주주들로부터 특히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김 회장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하나은행장에 취임했는데, 2001년 통계집계 이래 기업부도율이 최대(3.3%)로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2012년 하나금융 회장이 된 후에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성공적으로 통합했다.

올해 상반기 하나금융은 코로나 위기에서도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순이익 증가까지 기록했다. 김 회장이 내년 세 번째 임기만료 후에도 정년(만 70세)인 2022년까지 회장직을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전쟁 중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말도 있듯이, 위기가 발생하면 그만큼 믿음직한 대장이 없다"고 전했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 역시 위기관리 능력으로 인정받아 올해 3연임에 성공했다. SC제일은행 임추위는 "코로나 사태 등 어려운 대내외 환경에서도 순이익을 전년비 21% 상승시켰다"며 "건전한 리스크 관리 능력 등으로 조직 안정화, 브랜드 제고 등 비재무적 성과를 달성했다"고 박 행장을 평가했다.

SC제일은행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다. 외국인 행장보다는 내부 출신 한국인 행장이 연임하는 것이 업무 연속성이나 직원 안정성 면에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영업도 더 열심히 뛰고 실적도 개선되는 선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코로나 장기화와 글로벌·디지털 트렌드 속에서 앞으로도 금융사 CEO 연임은 이어질 전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외부 CEO는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무리하게 부서를 통폐합하고 직원을 자르는데, 그렇게 해서 당장 위기는 넘기더라도 다시 사업을 회복하는 데는 몇 년씩 걸린다"며 "위기상황에서는 특히 내부출신 임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bjgchin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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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00일 승부] 뉴욕증시 '경고음'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최근 미국 금융시장에서 금리와 주가가 함께 요동치는 상황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집권 2년 차였던 2018년을 상기시킨다. 당시 뉴욕증시의 가격 부담은 높아져 있었다. 미국의 강한 경제가 되레 금리 우려를 부추겨 증시를 압박하던 차에 트럼프발 무역전쟁이 가세했다. 결국 그해 가을 S&P500 지수는 20%나 떨어져 약세장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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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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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샤오훙수 열풍에 고무된 중국매체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이른바 미국의 '틱톡(TikTok) 난민'들이 대거 샤오훙수(小紅書)에 가입하는 현상이 지속되자 중국 매체들이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틱톡이 오는 19일부터 미국 내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내 틱톡 유저들이 중국의 또 다른 SNS인 샤오훙수의 글로벌 버전 '레드노트(RedNote)' 앱을 다운로드해 신규회원으로 가입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데이터 조사기관인 센서타워의 조사에 따르면 1월 8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내 사오훙수 앱 다운로드 건수는 전주에 비해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17일 전했다. 전년 대비로는 30배 증가했다. 이달 들어 샤오훙수의 다운로드량 중 22%가 미국에서 이뤄졌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에는 2%에 불과했다. 미국 내 틱톡 난민들이 샤오훙수로 대거 이동하면서 샤오훙수의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중국은행보험보는 이날 샤오훙수 앱은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이탈리아 등 87개 국가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39개 국가에서도 10위 이내의 수위권에 분포하고 있다. 특히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신규 가입자가 70만 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소식에 중국 증시에서는 샤오훙수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현재 샤오훙수는 글로벌 유저들을 위해 원클릭 번역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샤오훙수 열풍이 이어지자 중국 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매체들은 미국이 2018년 이후 반중 정책 수위를 지속 높이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활발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17일 환구시보는 논평기사에서 "미국의 많은 유저가 자신들을 틱톡 난민이라고 자칭하며 샤오훙수로 몰려들고 있고, 이는 뜻하지 않게 미중 양국 국민의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미국 유저의 후기를 보면, 이들은 낯선 중국어 플랫폼에 접속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지만, 중국인의 친절한 응대에 놀라워했고, 중국인의 개방적인 태도에 경계를 풀게 됐다"며 "양국 네티즌의 교류 열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졌고, 대화 주제는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지속적으로 중국을 비방해 오고 갖가지 부정적인 표현을 쏟아내고 있지만, 양국 국민 간에는 교류 협력을 심화하려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이어 "샤오훙수 현상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수립할 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SNS인 샤오훙수 자료사진 [사진=바이두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1-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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