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도 베이비페어를 향한 예비 부모들의 열기를 막지 못했다. 베이비페어 전시관에 수백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몰리면서 정작 아이를 둔 부모들이 코로나19 방역수칙을 나몰라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휴일인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 마련된 '제40회 코베 베이비페어' 전시관은 수많은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유모차를 끌고 온 부모를 비롯해 우는 아이를 달래는 엄마, 양손 가득 아기용품을 들고 있는 예비 아빠 등으로 가득했다. 마스크만 착용하지 않았다면 코로나19 이전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지난 18일 시민들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40회 코베 베이비페어'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2021.04.19 min72@newspim.com |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나흘간 진행된 이번 베이비페어는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손소독을 하고 일회용 위생장갑을 착용한 후 입구에서 체온 측정기로 발열체크를 마친 뒤 입장이 가능했다.
전시관 입구에는 마스크 착용, 비닐장갑 착용, 체온 측정, 유도 동선 따라 박람회 금지 등 코로나19 방역수칙이 적힌 배너가 세워져 있었다. 바닥에는 거리두기를 위한 발자국 스티커도 붙어 있었다.
하지만 전시관 내부로 들어서자 이내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 속출했다. 곳곳에서 비닐장갑을 벗은 채 제품을 손으로 만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한 임신부는 출산용품을 만져보기 위해 끼고 있던 비닐장갑을 벗어 남편에게 맡긴 뒤 판매자에게 소재를 물으며 손으로 직접 만지고 확인했다. 부스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판매자가 제지하기는 역부족이었다.
거리두기 역시 전혀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유모차·카시트 판매 부스에는 수많은 인파로 인해 서로 부딪치기 일쑤였다. 저마다 마음에 드는 유모차와 카시트를 고르느라 거리두기는 신경도 쓰지 않는 듯했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지난 18일 시민들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40회 코베 베이비페어' 전시관에서 유아용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다. 2021.04.19 min72@newspim.com |
출산용품을 판매하는 부스에도 관람객이 끊이지 않으면서 행여나 순서를 뺏길까 앞 사람에게 바짝 붙은 모습이 연출됐다. 제품 하나를 사기 위해 10분 이상이 소요됐지만, 수십명이 한 부스에 다닥다닥 붙어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상황이 반복됐다.
전시관에 마련된 쉼터에서도 거리두기는 지켜지지 않았다. 4개의 큰 쉼터와 1개의 작은 쉼터에 마련된 의자에는 가운데 'X'자 스티커가 붙어 있었으나 이를 무시한 채 붙어 앉는 모습이었다. 코 밑으로 마스크를 내리고 가쁜 숨을 고르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임신 8개월차 아내와 함께 왔다는 김모(36) 씨는 "왜 다들 베이비페어를 가는지 몰랐는데, 직접 와 보니 인터넷으로 사는 것보다 싼 것들도 많았다"면서도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는 주말 말고 평일에 하루 시간을 내 한산할 때 오는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친정 엄마와 같이 왔다는 이모(30) 씨는 "인터넷으로 살까 하다가 그래도 첫째 아이라 직접 만져보고 사고 싶어 나왔는데, 이 정도로 사람이 많을 줄 몰랐다"며 "행사장 안에서는 거리두기가 거의 지켜지지 않아 이 안에 무증상자가 있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이번 베이비페어 주최 측은 전체 관람객을 묻는 질문에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소지가 있어 외부에 알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략적으로도 말할 수 없는 부분 양해 부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지난 18일 시민들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40회 코베 베이비페어'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2021.04.19 min72@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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