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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위기돌파] ⑤'자율주행·로봇'에 진심 머스크, 투트랙 전략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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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트럭, 내년 중반 생산 시작 추정
도심 자율주행 가능한 FSD 베타 연내 출시
6900개 로봇 관련 인재 채용 늘어

빅테크 기업들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을 비롯한 각 국가들이 금리 인상을 시작한데다 높은 인플레이션 등에 따른 경기 둔화로 매출이 큰 타격을 받으면서 돌파구 마련이 절실해졌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성장했던 빅테크 기업들은 최근 비용절감과 함께 전략 수정에 나섰다. 위기의 시대, 빅테크들이 집중하고 있는 사업과 달라지고 있는 전략들을 짚어본다.

[실리콘밸리=뉴스핌] 김나래 특파원 = "비가 오든 말든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겠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TSLA) 최고경영자(CEO)는 19일 3분기 실적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발언은 최근 테슬라의 위기 돌파를 위한 머스크의 생각을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테슬라는 경기 침체 우려속에도 불구하고 도심에서 완전자율주행(FSD) 실현, AI(인공지능)와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를 결합한 옵티머스 개발을 위한 투트랙 전략으로 전력질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테슬라 직원들은 업무 과다에 호소하고 있다. 머스크가 '실리콘밸리 일벌레'로 워낙 유명한데다 경기 침체에 대한 위기감까지 겹치면서다. 

[빅테크 위기돌파] 글싣는 순서

1. '돈잔치 끝났다'...짐싸는 실리콘밸리 엔지니어들
2. 구글, 복지 줄이고 클라우드·구글글래스에 집중
3. 'AR 왕좌' 노리는 애플, 캐시카우 구축도 전념
4. 쪼그라든 메타, VR과 메타버스에 올인
5. '자율주행·로봇'에 진심 머스크, 투트랙 전략 올인
6. 새판짜는 아마존, 스마트홈·헬스케어 시장 잡는다

테슬라 내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머스크는 본인이 직접 자율주행을 사용하면서 문제점이 있으면 바로 관련 부서에 이메일을 보낸다. 최근 관련 부서는 머스크의 이메일을 받는 일이 굉장히 잦아졌다. 일례로 머스크가 자사의 자율주행 테스트를 위해 부딪히기 직전까지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기능을 테스트한 일화는 최근 널리 회자되고 있다. 

머스크는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경험이 있다. 테슬라는 지난 2017년 모델3 생산 지연 문제 등으로 위기를 겪었지만 머스크가 오히려 위기경영을 통해 기업가치를 크게 성장시켰다. 그가 "테슬라는 향후 애플과 사우디아람코를 합친 것보다 가치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자신한만큼 이번 위기도 기회로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뉴스핌]

◆ 테슬라 내부 "감원 우려보다 무서운 것은 머스크 채찍질"

테슬라는 다른 빅테크 기업들의 무거운 분위기와는 다르다.  물론 직원들은 올해 주가가 하락하면서 힘이 빠지기는 했지만 프로젝트가 취소되거나 감원(레이오프) 걱정은 없다. 이미 회사가 몸집을 줄이고 다른 회사들에 비해 간단 명료한 사업 목표를 위해 전력투구 하고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가 올해 초 사업을 재정비하고 6~7월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이슈를 이유로 감원에 나서겠다고 언급하며 다른 기업보다 발빠르게 움직인 것이 예방주사가 됐다.

테슬라는 주요 사업과 비필수 인력 감원을 하며 비용절감에 나섰다. 지난 6월 말 자율주행 보조기능인 '오토파일럿' 관련 직원 350명 중 200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또한 임원들에게 보낸 '전 세계 채용 중단'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통해 정규직 근로자 10%를 해고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테슬라는 최소한의 인력들로 최대의 효율성을 끌어 내는 구조다. 테슬라의 직원은 2021년 말 기준 9만9920명으로 이는 2020년(7만757명) 보다 40% 이상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테슬라의 성장성을 감안할 때 턱없이 부족한 숫자라는 평가다. 

그럼에도 자동차와 로봇 사업에 적용하는 기술들이 사실상 비슷해, 테슬라 직원들은 멀티테스킹을 소화해 내고 있다. 테슬라 직원들 사이에서는 우스갯소리로 "전기차 만들고 트럭 만들다가 이젠 로봇도 만든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테슬라 관계자는 "테슬라가 하는 사업들을 볼 때 현재 인력으로도 감당이 어려울 때가 많아 직원들을 레이오프 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면서도 "감원 우려보다는 머스크의 채찍질이 더 힘들다"고 밝혔다. 

[뉴스핌=김나래 기자] 테슬라 전문가 조 테크마이어는 테슬라가 텍사스주 소재 기가팩토리에서 지난 14일  두개의 새로운 사이버트럭의 프로토타입 배송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조 테그마이어 트위터 캡쳐]  2022.10.21 ticktock0326@newspim.com

◆ 자동차판매 수요 둔화에 사이버트럭·완전자율주행 올인

물론 테슬라도 현재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서 자유롭지 않다. 특히 테슬라의 지난 3분기 실적을 보면 시장의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다. 테슬라는 역대 최대의 3분기 매출을 기록했지만, 물류 문제로 인해 차량 인도 대수가 예상보다 적었던 탓이다.

앞서 공개된 테슬라의 3분기 차량 인도 실적은 34만3830대로 팩트셋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37만1000대를 못미치는 상황이다. 테슬라가 제시한 목표 인도량을 달성하려면 전체 출하량이 140만대가 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하반기 남은 기간 약 50만대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테슬라의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도 가시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중국의 모델3 인도 대기시간 단축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대기시간이 짧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번스타인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에서 테슬라 모델3를 주문하면 7월에는 약 18주를 기다려야 했는데, 9월에는 4~5주로 단축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스크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배송의 문제는 아니며 4분기 수요는 강하고 테슬라가 만들고 있는 모든 자동차를 판매할 것으로 기대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지만 머스크가 믿는 구석이 있다고 평가했다. 바로 사이버트럭 흥행에 대한 기대감이다. 현재 테슬라는 전기트럭 '세미' 생산을 시작했으며 오는 12월에 펩시에 납품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 텍사스주 소재 기가팩토리에서는 스포츠유틸리티(SUV) 전기차 '모델Y'의 생산을 확대한 후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테슬라 전문가로 불리는 조 테그마이어 트위터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가텍사스 공장에 두 개의 새로운 사이버트럭의 프로토타입이 배송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사이버 트럭의 공식 생산 일정이 정확하지 않지만 내년 중반에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100만 건 이상을 주문받은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모델 3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의 사전 주문 수의 5배 이상이다.

일단 시작 가격이 3만9900달러로 전기 픽업 트럭은 트럭 시장을 뒤흔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사이버트럭은 테슬라가 지금까지 생산한 차량 중 가장 복잡한 차량 중 하나이기 때문에 제조 능력에 대한 주요 테스트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Full Self-Driving) 구현을 위해서도 돌진하고 있다. FSD 사업은 머스크가 가장 애착하는 부서로 일주일에 두어 번 직접 회의를 주재할 만큼 관심이 크다. 머스크가 밤낮없이 수정 사항과 문제점들을 이메일로 공유해 거의 24시간 풀가동인 셈이다. 

테슬라의 FDS 사업부는 올해 큰 변화를 맞았다. 핵심적인 역할을 한 임원인 안드레이 카르파티가 지난 7월 회사를 떠나면서다. 이는 머스크가 카르파티가 주도한 FSD 출시 타임테이블에 만족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업계에서 추즉하고 있다. 

머스크는 일단 올해 연말까지 모든 FSD 사용자가 도심 자율주행이 가능한 FSD 베타 업그레이드된 버전을 제공받을 수 있다고 못을 박았다. 다만 올해 안에 당국의 승인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해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테슬라가 FSD 사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지속적으로 수익을 가져다주는 캐시카우(수익창출원)가 될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현재도 이미 FSD는 사용자들의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엄청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테슬라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16만 명 정도의 테슬라 운전자가 FSD를 이용하고 있다. 이는 웨이모와 다른 자율주행 회사 등이 1000대 미만의 자동차를 운영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상적인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는 전기차들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사이버트럭과 완전자율주행 개발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뉴스핌=김나래 기자] AI데이에서 공개한 로봇에 대해 설명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AI데이 캡쳐] 2022.10.21 ticktock0326@newspim.com

◆ 옵티머스 로봇 개발에도 진심…인재 채용 급증

테슬라는 전기차 외에 최근 로봇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휴머노이드 기술 개발을 위한 채용을 오히려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주 테슬라의 채용공고 홈페이지에는 총 6900개 이상의 포지션이 열려있는데, 로이터가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한 6월 중순과 비교하면 50%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업계는 이같은 채용을 통해 테슬라의 향후 사업 방향을 점치고 있다.

로봇 개발 포지션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엔지니어링과 같은 기술 분야가 전체 채용공고의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특히 오토파일럿과 로보틱스 분야 채용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업계는 테슬라가 본격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머스크는 최근 로봇 사업에서도 하드웨어보다는 AI 기술에 집중하겠다는 야심도 드러냈다. 테슬라는 최근 AI데이 2022 행사에서 진화된  휴머노이드 '옵티머스' 시제품을 공개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여기에는 테슬라의 차량 기술이 상당수 적용됐다. FSD의 반도체 칩과 소프트웨어 등이 사용된 것이다. 이 로봇 기술에서도 카메라를 통해 주변을 인지하고 학습하며, 복잡한 상황에서 최적의 판단을 하는 AI 기술이 핵심이다. 로봇이 스스로 걷는 방법을 학습하고 장애물을 피할 수 있고 인간의 원격조종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한다는 점에서 업계는 주목했다.

머스크는 기존 제품의 5분의 1수준인 2만달러 미만 가격으로 3~5년 내 옵티머스 수백만 대를 생산한다고 밝혔다. 또 옵티머스 개선을 위해 해결할 문제가 많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기존 인간형 로봇은 뇌가 없어 문제였지만 옵티머스는 두뇌인 AI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드러냈다. 

머스크는 자동차에 적용되는 AI와 라이다와 같은 기술들이 로봇에도 활용이 가능한 데다 산업현장이나 일상생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무궁무진해 미래의 먹거리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평가는 엇갈린다. 옵티머스 프로젝트 자문을 담당한 데니스홍 UCLA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옵티머스 팀이 이렇게 짧은 시간에 이뤄낸 성과는 인상적이지만, 동의하지 않는 한 가지는 (발표한 로봇을) 생산에 들어간다는 것"이라며 "로봇에 필요한 이동 및 조작 기본기술이 아직 부족해 사람들이 꿈꾸는 인간형 집사 로봇을 구현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론의 야심 찬 옵티머스 프로젝트 일정에 의구심이 있지만, 솔직히 내가 틀렸다는 게 입증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ticktock032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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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등 주요 글로벌 하우스들은 공통적으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당분간 흔들리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그러나 무역정책 불확실성,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 연준의 완화적 기조 등 구조적 요인들이 달러의 매력을 조금씩 갉아먹는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데도 큰 이견이 없다.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비중은 2000년대 초반 70%대에서 2025년 2분기 56% 수준까지 떨어졌다. 냇웨스트와 피델리티는 이 흐름을 "빠르진 않지만 분명한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으로 규정한다. 특히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커진 '제재 리스크'는 여러 국가가 결제·준비자산을 다변화하도록 자극한 대표적 계기로 지목되며, 일부 중앙은행은 준비자산 구성에서 달러 비중을 줄이고 금·기타 통화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런 전제 아래에서 보면 달러는 2026년 전반적으로는 약세 쪽으로 기울지만, 중간중간 강한 반등(숏 커버 랠리)이 나올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는다. 물가가 예상보다 끈질기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예상 밖의 인플레이션 급등이 나타날 경우 연준의 추가 인하가 지연되면서 달러에 단기적인 지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지정학적 충돌, 금융시장 급락 같은 글로벌 리스크오프 이벤트가 겹치면 '안전자산 달러' 선호가 살아나면서 강세 국면이 일시적으로 재현될 가능성도 크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조건이 맞아떨어질 수 있는 시점을 2026년 3~6월 구간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연준의 주요 회의와 핵심 물가·고용 지표 발표가 몰려 있는 만큼, 상반기 중 일정 구간에서는 "완만한 약세 추세 속 달러 반등 구간"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결국 2026년 달러는 방향성으로는 완만한 약세, 경로상으로는 구간별 반등이 섞인 '요철 있는 하향 곡선'에 가까운 그림으로 그려지고 있다. 달러지수 내년 전망 [사진=캠브리지 커런시스] ◆ 금: 탈달러·재정악화·지정학이 만든 '슈퍼 헤지' 월가 IB들이 그리는 2026년 금 가격의 큰 그림은 '상승'에서 '초강세'까지, 방향성이 한쪽으로 모여 있다. JP모간은 2025년 말 온스당 3,600달러대에서 2026년에는 4,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일부 프라이빗 뷰에서는 5,000달러 안팎까지 거론한다. 골드만삭스·UBS 등도 4,000~4,500달러 구간을 기본 밴드로 제시하면서, 구조적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 5,00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분위기다. 이 같은 '슈퍼 헤지' 논리는 세 축에 기대고 있다. 첫째,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 매수와 디달러라이제이션 흐름이다.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제재로 묶이지 않는 준비자산"을 찾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다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유로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서서히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둘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재정악화와 부채 누적이다. 천문학적 정부부채와 확대된 재정적자는 통화가치 희석 우려를 키우며 "법정통화의 거울"로서 금의 역할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셋째, 연준의 완화 전환과 약달러 구도다. 금리가 내려가면 무이자 자산인 금의 기회비용이 줄고, 달러 약세는 달러 표시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이중 효과를 낳는다. 기관투자가들의 인식도 이를 뒷받침한다. 나티시스 설문에서 글로벌 기관의 3분의 2는 "2026년에는 금이 코인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답하며 금을 1순위 방어자산으로 꼽았다. 동시에 상당수 기관이 전통적인 60:40 포트폴리오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를 선호한다고 응답해, 금과 실물자산을 "인플레이션·재정·지정학 리스크가 겹친 시대의 전략자산"으로 재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IB들은 2025년 급등 뒤 2026년 일부 구간에서 단기 조정과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조정이 나오더라도 "고점을 한 단계 올리는 조정"이라는 표현을 쓰며 중장기 방향성만큼은 강하게 위를 가리키고 있다. ◆ 코인: '대체 가치 저장 수단'...그러나 여전히 '실험 구역' 코인에 대한 월가의 시각은 한 줄로 "커진 건 맞지만, 아직은 실험 구역"이다. 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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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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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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