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질서있는 퇴진론, 李 꼼수 불과"
친명 "李 리스크에도 77.7% 지지율…정당성 확보"
'김부겸 추대론' 흘러나와…무계파·TK 기반 '유리'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내년 4월 10일 치러지는 22대 총선이 일 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지도부는 각각 선거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최근 치러진 원내대표 경선으로 새 지도부 구성을 마무리하며 총선 채비를 마쳤다. '윤심' 일색이라는 일각의 비판도 있지만, 중요 선거를 앞두고 강력한 리더십과 안정성을 갖췄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반면 169석의 거야(巨野) 더불어민주당의 최대 변수는 당대표의 사법리스크다. '이재명 체제'가 이끄는 총선이 정권 탈환의 발판이 될지, 참패의 걸림돌이 될지 당 안팎의 전망은 나뉘고 있다.
와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다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5회국회(임시회) 제1차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결의안 심사를 위한 전원위원회에서 동료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04.10 pangbin@newspim.com |
◆ 李 '연말 퇴진론'…친정체제 구축 후 물러날까
당 안팎에선 이 대표가 올해 말인 10~12월 쯤 당대표직을 내려놓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주를 이룬다.
당직 경험이 있는 재선 의원은 "이 대표가 10월 안팎에는 물러날 것이다. 다만, 자신의 친정체제를 구축해 놓은 뒤 물러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또 다른 재선 의원도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 부담감을 안고 총선까지 지휘하는 것은 무리다. 현실적으로 이 대표도 공천이 마무리된 시점 쯤 대표직을 내려놓고 일선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이 대표의 '질서있는 퇴진론'을 두고 비명(비이재명)계 측은 "꼼수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표적 비명계로 꼽히는 중진 의원은 기자에게 "친정체제를 만드는 것은 꼼수다. 리더십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 대표보고 그만두라는 것이지 개인적 감정이 있는 게 아니다. 자신의 영향권 아래 있는 친정체제를 구축한 이후 그만 두는 것은 대표직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일갈했다.
이어 "총선을 앞두고 책임을 회피하는 꼴"이라며 "본인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드는 것밖에 안 된다는 점에서 당을 해치는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또한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대표가 연말 정도에 물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교수는 "공천 윤곽을 잡고 이 대표가 물러났을 경우, 총선에서 승리하면 이 대표 본인이 잘 했기 때문이라는 명분이 생길 거고, 참패하더라도 이미 자신은 물러나 있으니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민주당의 총선 승패 전망과 관련해 "지지율이 가장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현재 (지지율로선) 민주당이 불리하다. 하지만 중간에 어떤 일들이 벌어질 지, 민주당이 향후 이미지 쇄신을 어떻게 할 것인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승패 확률을 예상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부겸 국무총리가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을 마치고 직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2.05.12 yooksa@newspim.com |
◆ 총선 지휘할 '포스트 이재명' 있는가…인물론 놓고 친명·비명 대립
이 대표가 물러났을 경우, 총선을 지휘할 만큼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포스트 이재명'이 있느냐에 대한 문제로 도 남아있다.
당직을 맡고 있는 친명(친이재명)계 의원은 기자에게 "이 대표의 리스크를 알면서도 전당대회를 통해 뽑은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당하게 합의를 본 것인데, 그렇다면 그 사람을 가지고 총선을 치르는 게 맞다. 이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면 과연 대안은 누구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77.7%의 지지율로 앉은 당대표가 물러난다면 그 후임을 자처할 '포스트 이재명'이 직접 목소리를 내는게 맞다. 하지만 현재 없지 않은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비명계 재선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인물은 내부든 원외든 있다. 포스트 이재명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당원들을 무시하는 거고 당의 역량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그는 "민주 정당에서 특정인만이 당대표직을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민주당이 사설정당이고 1인 정당이자 밑바탕이 없다는 걸 자인하는 꼴"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당 안팎에선 '포스트 이재명'으로 김부겸 전 총리에 대한 언급도 나온다. 비교적 특정 계파 색이 옅으며 대구·경북 지역을 정치 기반으로 하는 김 전 총리가 총선 지휘를 맡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부겸 전 총리가 가장 명분 있는 후임자"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이재명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른다는 건 공천권을 발휘한다는 건데 그럼 당이 깨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친문(친문재인), 친낙(친이낙연) 혹은 신당이 만들어질 수 있다. 민주당이 국민의당으로 쪼개졌던 전례가 있지 않는가. 선거라는 것은 구도 싸움이기 때문에 국민의힘은 깨지지 않았는데 민주당만 깨진다면 수도권에선 무조건 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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