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들 檢 고소·고발한지 11개월 만
"처음부터 실현될 수 없는 허구 프로젝트"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테라·루나 폭락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와 관련자 9명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수단(단장 단성한)은 25일 테라폼랩스 공동창업자인 신 전 대표 등 8명을 자본시장법상 사기적부정거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또 이들의 범행을 돕고 불법수익을 수수한 유모 전 티몬 대표 등 2명은 배임수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 피해자들이 검찰에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와 신 전 대표 등을 고소·고발한지 11개월 만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테라·루나' 공동창업자인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가 지난해 12월 2일 오전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2.12.02 yooksa@newspim.com |
검찰은 "이번 수사 결과 테라폼랩스의 '스테이블 코인 블록체인' 기반의 플랫폼 사업인 '테라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실현될 수 없는 허구였다"고 밝혔다.
테라 프로젝트에 따르면 테라 코인은 시장원리에 의한 공급조절과 차익거래 알고리즘에 따라 가격고정(페깅)이 이뤄지는 스테이블 코인이다. 그러나 실제 블록체인 지급결제 서비스는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만큼 가격고정 알고리즘도 처음부터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을 테라폼랩스가 인지하고 있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테라폼랩스가 2018년 9월 블록체인 지급결제 사업이 허용되지 않아 알고리즘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최종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 기반을 가장한 지급결제 사업으로 테라 프로젝트 추진을 강행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지속적인 거래조작과 허위홍보 등을 통해 마치 프로젝트가 성공리에 추진되는 것처럼 전 세계 투자자들을 속였다고 봤다.
이들은 2018년 8월부터 국내외 유력 투자사나 저명인사 등으로부터 약 550억원을 투자받고, 2019년 4월 테라 블록체인 출시 이후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해당 지급결제 서비스를 도입해 수익 창출이 가능한 것처럼 조작해 테라 블록체인 발행 코인을 국내외 거래소에 상장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테라폼랩스는 이후 디파이 서비스까지 추진하며 테라 블록체인 경제생태계가 마치 확대되는 것처럼 조작한 것으로 검찰은 확인했다.
2022년 5월 테라 코인 시장 규모가 거래조작으로 가격고정이 가능한 범위를 초과하자 가격고정이 깨졌고 루나 코인이 순식간에 폭락하면서 시가 총액 약 50조원이 증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일당은 사태가 터지 기전 최소 약 4629억원의 부당이득을 얻고 약 3769억원을 상습적으로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검찰은 이들 일당에 대해 자본시장법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두 차례 기각됐다.
cho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