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16일 조정안 제출…21일 발표 예정
가파른 인상·여름철 전력수요 증가 부담
[세종=뉴스핌] 이태성 기자 = 정부가 오는 21일 3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최근 가파른 인상에 이서 여름철 전력수요가 증가로 이른바 '냉방비 폭탄'이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동결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 강경성 산업부 차관 "요금 인상 쉽지 않을 것"
1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16일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 내역을 산업부에 제출했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유연탄, LNG, BC유의 최근 3개월치 무역통계가격을 토대로 산출되며 정부가 전기요금을 책정하는 데 반영된다.
산업부는 한전이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물가 당국인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요금 인상 여부, 규모 등을 검토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제 에너지시장 전망과 국민경제 상황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왼쪽 두번째)은 7일 여름철 에너지 이용 소외계층에 대한 냉방기기 지원 현장을 점검하기 위해 서울시 마포구 망원동에 위치한 사회복지시설인 하나렘넌트 장애인주간보호센터를 방문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2023.06.07 victory@newspim.com |
아직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현재로선 전기요금이 동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경성 산업부 2차관은 최근 기자들을 만나 "국민 부담 등을 고려할 때 (요금 인상이) 쉽지 않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물가와 국민들의 부담 능력, 한전의 재무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고무적인 것은 최근 에너지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한전의 재무구조 개선을위해 그동안 전기요금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냉방 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을 앞두고 한 템포 쉬어가는 결정을 내렸다.
지난 2분기 요금 인상 당시 당정은 40일 넘게 요금 결정을 미뤘는데 본격적인 총선 시즌을 앞두고 부담이 더 커졌을 거라는 분석이다.
◆ 한전 올해 누적적자 45.9조 전망
한편 산업부가 국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한전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선 올해 kWh(킬로와트시)당 51.6원의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한다.
올해 상반기 인상된 요금이 kWh당 21.1원이고, 3분기 요금이 동결된다고 가정하면 4분기에만 30.5원을 더 올려야 한다. 사실상 목표 달성이 이미 어려워진 실정이다.
한전은 지난해 연결기준 32조7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1분기에도 벌써 6조2000억원의 영업손실이 났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에너지 가격 추이가 변화했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다시 계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7조4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반영하면 한전의 누적 적자 규모는 45조9000억원에 달한다.
한전 관계자는 "전기요금이 정상화 돼도 기존에 누적된 적자가 한번에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victor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