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물가·금융권 연체율 상승 고려할 듯
美 연준, 이달 금리 인상 가능성은 부담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한국은행이 13일 오전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회 연속 동결할 전망이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까지 떨어졌고 금융권 연체율 상승 등 금융 불안이 지속된다는 점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이날 오전 금통위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통방회의)를 열고 현 3.5%인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한은은 금통위 통방회의가 열리지 않은 지난 3월과 6월을 제외하면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3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3.5%로 유지했다.
금융권은 한은이 4회 연속 기준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기준금리를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국내 물가 상승률 내림세가 이어져서다. 올해 초 5%를 웃돌던 국내 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2.7%까지 내려왔다. 국내 물가 상승률이 2%로 내려온 적은 2021년 9월 이후 21개월 만이다.
[서울=뉴스핌]사진공동취재단=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 포디움에서 '2023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2023.0619 photo@newspim.com |
근원물가도 하락하는 추세다. 지난 6월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3.5%로 지난 5월(3.9%)보다 떨어졌다. 근원물가는 국제유가 등 공급 변수를 제거하고 수요 압력에 의한 물가 상승 정도를 보여준다.
소비자가 1년 후 예상하는 물가 수준을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6월 3.5%로 지난 5월과 같았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2월 4.0%를 기록한 후 하향 추세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와 연체율 상승 등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이라는 점도 기준금리 동결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기준금리 인상 시 대출 금리 상승 등으로 취약차주 연체율이 지금보다 더 오를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연체율은 각각 5.07%, 2.42%다. 카드사와 캐피탈사 연체율은 각 1.53%, 1.79%다. 은행 연체율은 0.33%다.
다만 미국인 금리를 계속 인상하려는 움직임은 한은 결정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오는 25~2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권 시각이다.
이 경우 한국과 미국 간 금리 차이는 2.00%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 현재 한·미 금리 차이는 1.75%포인트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한·미 금리 차 확대는 자본 유출 및 원/달러 환율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기준금리를 4회 연속 동결할 전망"이라며 "물가 둔화와 수출 경기 부진 등은 한국은행의 추가 긴축 부담을 낮춰주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또 "최근 미국 중심으로 금리 추가 인상 경계감이 높아지면서 한국은행 또한 추가 인상 부담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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