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작가 쿤데란, 오랜 투병 끝 자택에서 생 마감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저자 밀란 쿤데라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4세.
12일 외신 등에 따르면 밀란 쿤데라는 오랜 투병 끝에 자택에서 숨졌다. 밀란 쿤데라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농담' 등을 집필한 세계적인 작가다.
밀란 쿤데라 [사진=예스24] |
국내에 쿤데라가 소개된 것은 1999년으로, '세계의 문학' 가을호에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실리면서다. 이 작품은 한국에서만 100만부 이상 판매됐다. 영화로도 제작됐으며 국내서는 '프라하의 봄'으로 개봉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소련의 침공으로 스위스로 망명하게 된 외과의사 토마시와 그의 아내인 사진작가 테라자를 포함한 네 남녀 주인공의 연애와 사랑, 죽음을 통해 인간 존재의 한계를 들여다보는 이야기다.
쿤데라는 나치 체재였던 1929년 체코슬로바키아의 브르노에서 태어나 1948년 공산 체제였던 체코슬로바키아에서 교수 등으로 활동했다. 1968년에는 민주화 운동인 '프라하의 봄'에 참여했는데, 당시 소련에 의해 시위가 진압되고 그의 저서가 금서로 지정되기도 했으며 교수직에서도 물러나는 등 탄압을 받았다. 1975년 체코슬로바키아 국적을 박탈당한 후 1981년 프랑스 시민권을 취득했고 2019년에서야 체코 국적을 회복했다.
쿤데라의 대표작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비롯해 '불멸' '사유하는 존재의 아름다움' '이별' '느림' '정체성' 향수' 등이 있다. 그는 생전 메디치 상, 클레멘트 루케상 등 전 세계 유수의 문학상을 휩쓸었다. 노벨문학상 후보에 이름은 올랐으나 수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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