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샌티스, 트럼프 대선 불복론 비판하며 승부수
한때 '트럼프 대항마'로 각광...최근엔 지지율 정체 고전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장인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는 '선거 사기' 등 음모론을 제기하며 지난 대선 패배를 부정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지층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발언이다.
드샌티스 주지사는 6일(현지시간) 밤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대해 "물론 그는 패배했다"고 단언했다.
그는 4년마다 있는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는 사람이 미국 대선의 승자라면서 "(현재는) 조 바이든이 대통령"이라고 덧붙였다.
드샌티스 주지사의 발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그와의 차별화에 나서기 위해 각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직도 지난 2020년 치러진 대선이 '거대한 사기'였다면서 자신의 대선 승리를 도둑 맞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특히 지난 대선 결과를 실제로 뒤집기 위한 시도 등과 관련해 최근 연방 검찰에 의해 기소되기도 했다.
론 드샌티스 미국 플로리다 주지사.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전 대통령 뿐만 아니라, 그의 지지층과 상당수 공화당원들도 이같은 '대선 결과 불복'을 추종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공화당 지지층 70% 정도는 아직도 민주당의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승리에 문제가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같은 보수파 지지층의 결집에 힘입어 각종 사법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다른 공화당 대선 후보들을 압도하고 있다.
지난 2일 뉴욕타임스(NYT)가 발표한 시에나대와의 공동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지지층 54%의 지지를 받아, 2위를 기록한 드샌티스 주지사(17%)를 크게 앞질렀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공화당 내부나 다른 대선 후보들조차 지지층의 눈치를 보며 트럼프의 대선 불복 주장에 대해 명확한 반대 입장을 내지 못했다.
따라서 이날 드샌티스 주지사의 발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정면 도전인 셈이다. 드샌티스 주지사는 그동안 대선 사기와 대선 불복 주장에 다소 거리를 두긴 했지만 명확한 반대 입장은 보이지 않았다.
드샌티스 주지사는 올해 초까지만 '트럼프 대항마'로 주목을 받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맹렬하게 추격했다. 그러나 정작 지난 5월 대선 출마 선언이후 확실한 대안과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서 당내에서 군소 후보에 가까운 2위 후보로 위상이 추락한 상태다.
실제로 최근 들어 대선 캠프 인력을 대폭 감원하기도 했다.
따라서 드샌티스 주지사의 이날 발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정면 공격으로 지지율 정체의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승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