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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②애플, 비싸서 더 잘 팔리는 아이폰과 애플워치 덕에 주가 고공행진?

기사입력 : 2023년08월10일 17:56

최종수정 : 2023년08월30일 16:35

애플 고객 충성도? 안드로이드와 안드로메다 차이
애플과 삼성의 프리미엄폰 대결 결과는 충격적…
애플은' 폴더블 폰'을 안 만드나 못 만드나?
아웃소싱으로 이익급증에도 명품 이미지는 유지? 왜?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애플 기기는 비싸다. 그래서 일반 소비자들의 비난을 받는다. 하지만 구매력 있는 소비자들에게는 오히려 비싸서 더 잘 팔린다. 애플은 명품의 성공 법칙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스타벅스에 들어갔을 때 누군가가 펼쳐 놓은 애플 맥북 뒷면의 반짝이는 사과 모양 로고는 선망의 대상이다.

애플의 IT 명품 이미지는 확실히 성공했다. 물론 노트북의 기술력만 따져보면 삼성이나 LG노트북도 훌륭하다. 하지만 맥북만큼의 명품 이미지를 보여주지는 못한다. 스마트폰, 에어팟, 애플워치 모두 마찬가지다. 유독 애플에서만 볼 수 있는 이 명품 아우라의 비밀은 뭘까?

◆ 애플 고객 충성도? 안드로이드와 안드로메다 차이

애플의 운용체제인 iOS는 애플이 아닌 다른 기기들과는 연동되지 않는다. 특히 안드로이드와는 절대 호환되지 않는다. 이런 배타성 때문에 애플 제품간에는 강력한 애플생태계가 조성돼 있다. 그래서 아이폰을 구매하고 나면 핵심운용체제인 'iOS'를 중심으로 아이패드, 맥북, 애플워치, 에어팟을 모두 구매하고 싶어진다. 이 기기들을 서로 연결해서 스스로 애플생태계와 애플 서비스에 빠져들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전 세계에 넘쳐난다.

완벽한 그 들만의 세계다. 이렇게 소프트웨어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면 웬만한 회사는 망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애플은 다르다.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애플 기기가 무려 20억대이기 때문에 애플만의 독자적인 생태계 구축이 가능하다. 애플은 다른 회사와의 협업없이 모든 걸 다 해 낼 수 있는 충분한 사용자수를 확보했다. 실제 평범한 회사들이라면 꿈도 꾸지 못할 비현실적인 생태계다. 그 밑바탕에는 애플 마니아층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다.

애플 마니아들의 충성도는 엄청나다. 이들은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 에어팟이 콩나물 디자인으로 조롱을 받아도, 아이폰의 후면 카메라 디자인이 인덕션이라는 놀림을 받아도, 일관되게 애플을 믿는다. 그래서 혹평 받던 신제품이라도 막상 출시되면 애플스토어 앞에는 길고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스티브잡스는 1998년에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품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자신들이 원하는 게 뭔 지도 정확히 모른다." 결국 애플의 신제품을 보고 나서도 일정 시간이 지나서야 소비자들은 스펀지처럼 애플의 스타일을 적극 받아들이게 된다.

결국 애플 디자인이 유행을 선도한다. 처음에 받았던 혹평은 단지 새로운 디자인에 낯선 소비자들의 초기 저항일 뿐이다. 이런 강력한 소비자 충성도 때문에 구글 '안드로이드' 사용자와 애플 'iOS' 사용자와의 충성도 차이가 '안드로메다'만큼이라는 말도 나온다. 애플 소비자들은 자신이 IT명품을 쓰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득 안고 있다. 

◆ 애플과 삼성전자의 프리미엄폰 대결 결과는?

삼성전자 입장에서 보면 애플의 독주를 구경만 할 수는 없다. 엄밀히 말하자면 삼성전자의 주력은 반도체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웨어러블 부문은 삼성전자 전체에서 2번째로 중요한 시장이다. 절대 놓칠 수 없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자체개발은 실패를 거듭했다. 결국 구글의 운용체제인 '안드로이드'와 동맹을 맺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아쉬움이 크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강점인 하드웨어 분야만큼은 삼성의 자존심 그 자체다.

이런 삼성전자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최고의 역작이 바로 '폴더블폰'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리즈 중 가장 최고급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2019년에 폴더블폰을 처음으로 출시한 뒤 올해는 5번째 모델인 갤럭시 'Z폴드5'와 '플립5'를 선보였다. 이 제품들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제품을 살펴보면 삼성전자의 엄청난 기술력을 느낄 수 있다.

당연히 삼성전자도 애플처럼 강력한 명품 이미지를 가지고 싶어한다. 그래서 갤럭시 'Z폴드5'의 가격은 무시무시하다. 전작보다 10만원 인상된 210만원(256GB)과 222만원(512GB)의 가격이 책정됐다. 또 삼성전자의 프리미엄폰인 갤럭시 시리즈도 '갤럭시S23'는 116만원(256GB), '갤럭시S23플러스'는 135만원, '갤럭시S23울트라'는 160만원이다.

반면 애플의 스마트폰 라인업 중 고가제품인 '아이폰14 프로'는 한국에서 150만원(256GB)과 180만원(512GB)에 가격이 책정돼 있다. '아이폰14 프로'의 글로벌 최저가격은 999달러, '아이폰14 프로맥스'의 글로벌 최저 가격은 1,099달러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도매가로 72만원(600달러)만 넘어도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분류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Z폴드5'와 '플립5'는 그야말로 슈퍼 프리미엄급 제품인 셈이다. 그렇다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압도적으로 높을까? 안타깝게도 실상은 그렇지 않다.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자료에 따르면 프리미엄 스마트폰(600달러 이상) 시장은 2022년에 애플이 무려 75%라는 경이적인 점유율을 기록하며 거의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년 대비 4%포인트가 증가한 수치다. 반면 삼성전자는 갤럭시 Z폴드와 플립을 연이어 출시하며 선전했지만 시장점유율은 17%에 그쳤다. 전년 대비 오히려 -1%포인트 감소한 부진한 수치다.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최고급 스마트폰인 갤럭시 Z폴드와 플립보다 압도적으로 잘 팔리는 라인업이 있다. 바로 저가의 '갤럭시 A 시리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의 약 70%를 책임지고 있다. 올 상반기에 출시된 '갤럭시 A24'의 출고가는 약 40만원에 불과하다. 중저가 스마트폰이지만 개선된 카메라 기능과 고화질 등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인도와 같이 인구수는 많지만 구매력이 낮은 시장에서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중저가 스마트폰의 치명적인 단점은 마진율이 낮다는 점이다. 명품 이미지 구축을 원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계륵 같은 존재다. 중저가 시장을 포기하면 점유율이 훅 떨어질 수 있다. 반면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량이 증가하면 명품 이미지가 약해지게 된다. 이런 이유로 삼성전자는 최고급 품질을 갖춘 폴더블폰을 앞세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애플에게 밀리고 있다는 게 객관적인 현실이다. 

 

◆ 애플 폴더블 폰, 안 만드나 못 만드나?

그런데 수많은 투자자들이 궁금해하는 사실이 있다. 도대체 애플은 폴더블폰을 못 만드는 것일까? 아니면 안 만드는 것일까? 2023년에도 애플의 플더블폰 출시 소식은 전혀 들려오지 않는다. 애플이 신제품을 새로 출시하는 기준은 타 회사를 능가하는 높은 기술력이다. 또 신제품의 시장성에 대한 확신이다. 그런 측면에서 애플은 아직 폴더블폰 시장에 대해 확신이 없는 걸까?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을 1,420만대로 추정하고 있다. 이 중 삼성전자의 출하대수는 1,100만대로 무려 77%를 차지하고 있다. 2023년에 들어서면서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으로 인해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압도적인 1등을 유지하고 있다.

2022년에 전 세계에서 판매된 스마트폰은 약 12억3,000만대로 추정된다. 따라서 폴더블폰의 점유율은 고작 1.2%에 불과하다. 하지만 향후 플더블폰 시장은 급속도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정도로 시장이 열리고 있다면 애플도 폴더블폰 전쟁에 참여할 때가 된 게 아닐까? 특히 애플이 명품 이미지 구축에 진심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애플이 아직까지도 고급 스마트폰의 대명사인 폴더블폰 시장에 진입하지 않고 있는 건 의아하다.

애플은 폴더블폰을 만들어낼 기술력이 없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애플도 폴더블폰 관련 특허를 이미 다수 출원한 상태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뛰어넘는 기술력을 가진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또 매끄러운 사용자 경험과 높은 완성도를 중요시하는 애플 입장에서 폴더블폰의 약한 내구성은 고민이다. 애플의 철학과는 안 맞을 수 있다.

이미 삼성전자에 기선을 빼앗긴 상태에서 뒤 늦게 애플이 폴더블폰을 출시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그래서 기기를 접었다 폈다 하는 '플더블폰' 대신 돌돌 마는 형태의 '롤러블폰'으로 바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애플 전문 매체인 애플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롤러블 디스플레이가 있는 전자 장치'라는 미국 특허를 취득했다. 애플은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2017년부터 계속 연구해 온 상태다.

'롤러블폰'은 '폴더블폰'처럼 '큰 화면'과 '휴대성'이라는 2개의 난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화면을 자주 접었다 폈다 하는 폴더블폰과 달리 롤러블폰은 화면에 가해지는 스트레스가 작아 내구성이 더 우수하다. 따라서 폴더블폰보다 롤러블폰이 더 진화한 기기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롤러블폰도 아직은 먼 훗날의 얘기로 보인다. 당분간 폴더블폰 시장은 최초로 기기를 발명해 낸 삼성전자의 독주가 예상된다. 애플이 결국 폴더블폰 시장에 뛰어들지 아니면 바로 롤러블폰으로 직행할지는 여전히 시장의 뜨거운 관심사다. 더 중요한 건 도대체 그 시기가 언제 일지다. 물론 정답은 애플만 알고 있다. 

◆ 애플 생태계의 원천은 아이폰

애플이 힘을 가지는 원천은 아이폰이다. 애플 생태계는 아이폰에서 시작됐다. 아이폰 시리즈는 '아이폰1'부터 시작해 현재는 '아이폰14'까지 출시된 상태다. 기본모델인 '아이폰14'외에도 '아이폰14 프로', '아이폰14 프로 맥스', '아이폰14 플러스' 등 4종류로 구성돼 있다. 1년에 한 번씩 신제품을 발매하는 관례상 2023년 가을에는 '아이폰15'가 공개될 예정이다.

애플의 저가모델인 아이폰 'SE 시리즈'는 출시간격이 2년이다. SE 2세대는 2020년, SE 3세대는 2022년에 출시됐다. 하지만 애플은 삼성과 달리 저가모델에 대한 관심도가 낮다. 저가모델은 인구수는 많고 구매력은 낮은 신흥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고육지책일 뿐이다. 따라서 SE 시리즈의 매출액 비중은 낮은 편이다. 애플은 소중한 명품 이미지가 훼손되는 걸 원치 않는다.

애플의 2022년 전체 매출액은 총 473조원(3,943억달러)다. 그렇다면 이 중 아이폰의 비중은 얼마나 될까? 2022년에 아이폰 매출액은 247조원(2,055억달러)다. 애플 전체 매출액 중 52%를 아이폰이 차지하고 있다. 아이폰 비중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다른 제품들을 출시해 매출을 분산하고 있지만 여전히 아이폰은 전체 매출액의 절반이 넘는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순위는 1위 삼성전자 21%, 2위 애플 18%, 3위 샤오미 12%, 4위 오포 10%, 5위 비보 8%순이다. 삼성전자는 2022년에 2억6,00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2위인 애플도 2억2,500만대라는 만만치 않은 물량을 쏟아내며 확고부동하게 2위 자리를 지켰다.

문제는 해가 가면 갈수록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5년전인 2018년만 해도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15억100만대였다. 하지만 2022년에는 출하량이 12억2,700만대로 뚝 떨어졌다. 감소율이 무려 -22%로 가파르다.

과거 한 때 중국 화웨이의 스마트폰이 전 세계를 휩쓸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기술유출과 보안 침해행위로 미국이 화웨이를 콕 집어 제재하면서 세계 시장에서 퇴출됐다. 이후 중국 기업은 샤오미, 오포, 비보 간의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화웨이가 퇴출됐지만 삼성전자와 애플의 전 세계 시장점유율은 큰 변동없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스마트폰을 2년마다 교체하려는 수요는 많지 않다. 내구성이 좋아지면서 교체주기가 3년~5년으로 늘어났다. 따라서 단순히 많은 물량을 판매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1대를 팔더라도 비싸게 팔아 높은 마진을 남기는 게 중요해졌다.

애플의 2022년 아이폰 매출액 및 평균판매가는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1년의 아이폰 판매대수 추정치는 2억3,800만에서 2022년에는 오히려 1,300만대 감소한 2억2,500만대로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은 230조원(1,920억달러)에서 247조원(2,055억달러)으로 오히려 17조원 증가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2022년의 아이폰 평균 판매가(추정치)다. 사상 처음으로 100만원을 돌파해 110만원(913달러)를 기록했다. 애플은 개별 제품별 마진율은 공개하지 않고 제품 전체 마진율만 공개한다. 어쨌든 아이폰 평균판매가의 증가추이로 볼 때 애플 제품의 마진율이 전반적으로 높아졌음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애플의 제품 마진율은 2020년의 31.5%, 2021년에는 35.3%, 2022년에는 36.3%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제품 마진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과는 큰 대조를 보인다. 또 원가가 거의 들어가지 않는 서비스 마진율도 2020년 66.0%, 2021년 69.7%, 2022년은 71.7%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애플이 얼마나 폭리를 취하고 있는 지 이 지료를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애플은 2022년에 43.3%라는 사상 최대의 총 마진율로 강력한 수익성을 입증하고 있다.

◆ 애플에는 아이폰만 있는 게 아니다?

애플은 단일품목인 아이폰 집중도를 피하기 위해 과거 스티브잡스 시절부터 스마트폰 외에도 다양한 제품들을 준비해 왔다. 그 덕에 기존 제품인 맥 외에도 아이패드, 에어팟, 애플워치가 새롭게 등장하며 제품종류가 좀 더 다양해졌다. 제품별로 보면 아이폰 52%, 맥 10%, 아이패드 7%, 웨어러블 액서서리가 11%의 비중을 보이고 있다.

애플의 또 다른 강점은 세계 1위라는 압도적인 몸집을 가졌음에도 여전히 계속 성장해 나간다는 점이다. 2020년에 329조원(2,745억달러)였던 전체 매출액은 2021년에 439조원(3,658억달러)로 무려 33% 급증했다. 이런 초거대기업의 성장률이 이 정도라니 믿기지 않을 정도다. 2022년에는 473조원(3,943억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8%의 성장률로 주춤했지만 여전히 성장은 유지되고 있다.

애플 전체 매출액에서 1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맥(MAC)의 경우 2018년4분기 이후 판매대수를 발표를 중단했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의 추정치를 살펴보면 2018년부터 꾸준히 판매대수가 증가해 2022년에는 2,610만대가 판매된 것으로 보인다. 최고가 제품인 맥의 꾸준한 판매량 증가는 애플의 매출성장에 도움이 되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 이후 가장 먼저 선보인 신제품 아이패드는 불세출의 천재 '스티브잡스'의 심플한 디자인 철학이 반영됐다. 디자인의 대혁명이다. 2010년에 출시되자마자 돌풍을 일으켰고 10년전인 2013년에는 무려 9,700만대가 팔렸다. 하지만 2022년에는 판매량(추정치)이 6,180만대로 -36% 감소했다. 이미 오래전에 피크를 찍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아이패드 매출액으로 계산해 보면 역대 최고 판매대수를 기록했던 2013년의 매출액 38조원(319억달러)와 2022년과 매출액 35조원(292억달러)과의 차이는 크지 않다. 부진한 판매대수를 높은 가격으로 커버했다는 뜻이다. '아이패드 프로' 출시를 통한 고급화 전략이 먹혀 들어간 대표적인 제품이라 할 수 있다.

◆ 웨어러블 시리즈로 애플 도약시킨 팀 쿡

'애플워치'는 잡스의 뒤를 이어 CEO를 맡은 팀 쿡의 첫번째 작품이자 애플의 첫 번째 '웨어러블 기기'다. 아이패드가 이미 오래전에 정점을 찍었다면 애플워치의 판매량은 2018년 2,250만대, 2019년 3,070만대, 2020년 4,310만대, 2021년 4,610만대, 2022년 5,290만대로 매년 계속해서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애플워치에 대한 소비자들의 뜨거운 인기를 확인할 수 있다.

애플은 시장규모가 막대한 '헬스케어(건강관리 서비스)' 분야를 차세대 핵심사업으로 정했다. 그래서 '애플워치'의 여러 기능 중에서 특히 의료 빅데이터 수집은 중요하다. 이는 애플이 헬스케어 인공지능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애플워치'는 이미 수면 중 무호흡, 맥박산소, 호흡수, 혈압, 혈당, 심박세동, 심전도 측정기능 등에 대한 특허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다.

애플은 '애플워치' 외에도 아이폰의 '애플 헬스 앱'을 통해 이미 오래 전부터 사용자들의 운동정보와 건강정보를 수집해왔다. 개인의 의료기록은 민감한 정보다. 그래서 사용자들은 개인정보보호에 관심이 높다. 애플은 자신들의 '개인정보보호' 정책이 강력하다는 걸 어필하며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장기적으로 '의료정보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이다.

또 명품 이미지 구축을 위해 아예 명품회사인 에르메스와 협업해 고가의 한정판 애플워치 제품을 선보여 왔다. 2019년부터는 스위스 '명품시계'와의 전쟁에서도 승리했다. 애플워치의 2019년 판매량은 3,070만대 수준인데 비해 스위스 명품시계의 전체 판매량은 2,110만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2022년에는 격차가 2배 이상으로 더 벌어졌다.

고령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건강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헬스케어 기능에 특화된 스마트워치 시장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애플의 2022년도 스마트워치 시장점유율은 30%로 압도적이다. 하지만 2위인 삼성전자가 빠른 추격자 전략을 펼쳐 시장점유율을 10.1%까지 끌어 올리며 선전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삼성전자가 애플을 많이 따라잡았다. 하지만 애플워치의 명품 이미지까지 뛰어 넘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 스마트 워치 시장의 정점은 아직 오지 않았다. 향후에도 상당기간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헬스케어에 특화된 애플워치의 미래는 밝다.

 '에어팟'은 애플 웨어러블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애플은 여전히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 지 잘 안다. 과거에 스티브잡스는 "제품을 보여주기 전까지 사람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게 뭔 지도 정확히 모른다"고 말했다. 실제로 에어팟이 처음 나왔을 때는 사람들에게 '콩나물 줄기' 같다며 조롱받았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뒤 늦게 깨달았다. 본인들이 얼마나 간절하게 선이 없는 무선 이어폰을 원해 왔는지를.

1만원~3만원의 가격대인 유선 이어폰과 비교해 보면 에어팟의 가격은 터무니없다. 무려 30만원대다. 그런데도 에어팟은 2020년에만 약 1억,1400만대가 팔렸다. 에어팟에 '노이즈 캔슬링(주변소음 차단기술)' 기능이 추가되면서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켰다. 이후 2022년에는 판매대수가 8,200만대로 다소 줄어들었다. 늘 그래왔듯이 애플이 신제품을 출시하면 경쟁사들의 유사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애플의 시장점유율은 굳건하다. 2022년4분기 기준 35.8%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2위인 삼성전자의 7.5%나 3위인 샤오미의 4.4% 점유율과 비교해 보면 격차가 상당히 크다. 가격 보다 중요한 명품 이미지가 살아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애플의 맥, 아이패드, 애플워치 중 연간 1억대가 넘게 판매된 기기는 에어팟 밖에 없다. 에어팟의 폭발적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 아웃소싱 통한 비용절감? 중국 벗어나 인도로 확대

제조회사의 마진율은 서비스부문과 달리 낮은 게 정상이다. 일반적인 제조회사의 평균 마진율은 5% 내외다. 하지만 애플은 2022년에 무려 36.3%라는 무지막지한 제품 마진율을 기록했다. 사상 최고치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도 14.4%라는 높은 마진율을 기록했지만 애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애플의 마진율이 유독 높은 이유는 뭘까?

아웃소싱 덕분이다. '애플'은 자신들의 주력 제품들을 직접 만들지 않는다. 설계와 디자인은 애플이 하지만 실제 제품은 대부분 위탁 생산한다. 세계 최고의 스마트폰 제조회사인 애플이지만 자신들의 제조공장이 거의 없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애플은 전 세계 곳곳에 있는 최고의 회사들에게 아이폰의 부품생산을 위탁하고 있다.

초기에 애플은 아이폰 조립의 대부분을 '폭스콘'에 위탁해 왔다. 폭스콘은 대만회사지만 제조공장은 중국에 있다. 팀 쿡은 CEO로 임명되기 훨씬 전인 2000년대 후반부터 "아웃소싱으로 효율성을 높이라"는 스티브잡스의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폭스콘'을 적극 활용했다. 애플이 자체 공장을 보유하는 건 고정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다. 그래서 애플은 의도적으로 자체공장 보유를 최소화 했다.

그런데 2020년에 '코로나19'로 인해 '폭스콘'의 중국 정저우 공장 노동자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공장 가동률이 50% 미만으로 급락했다. 이에 따라 2020년에는 애플 기기의 생산량도 급감해 애플의 매출 감소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 사건으로 애플은 공급망 다변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

지금은 폭스콘 외에도 페가트론, 위스트론, 럭스셰어 등으로 분산해 제품을 위탁 제조하고 있다. 이 회사들은 제조공장을 중국 이외에 인도 쪽에 대거 설립하고 있다. 폭스콘 역시 탈 중국을 위해 인도 남부에 2곳의 공장 설립을 진행 중이다. 따라서 향후에는 인도의 애플 제품 조립비중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아웃소싱에도 명품 이미지 굳건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스마트워치, 에어팟의 최종 조립을 중국이나 인도에서 진행하면서도 명품 이미지를 굳건하게 유지하고 있다. 애플의 경이적인 능력이다. '스티브잡스' 때부터 이어져 온 최고의 품질과 최고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 애플의 '명품 이미지' 덕분이다.

애플의 마진율이 높은 또 다른 이유는 최고가 정책을 쓰기 때문이다. 사실 스마트폰의 총 판매량은 오래 전에 삼성전자에 추월당했다. 하지만 애플은 개의치 않는다. 대신 프리미엄급 제품들의 높은 가격을 유지해 애플 제품 가격을 상향 평준화하는 전략으로 마진율을 높이고 있다. 경쟁사보다 판매량이 작아도 매출액이나 영업이익률은 높다. 애플만의 강력한 경쟁력이다.

물론 애플도 중저가폰이 있다. 2016년에 창립 40주년을 맞아 발매된 '아이폰 SE 모델'다. 약 40만원 내외의 가격이다. 그 동안 애플의 고가정책으로 인해 애플생태계에 진입하지 못한 신흥국 소비자들을 타겟으로 출시됐다. 가성비가 높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2022년에는 SE 3세대까지 출시됐다.

'아이폰 SE 모델'은 신흥국에서 아이폰을 원하는 사용자들 중심으로는 꾸준히 팔려서 애플생태계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 애플은 이렇게 고가와 중저가의 투트랙 전략으로 애플 생태계를 넓혀 가고 있다. 하지만 애플은 중저가폰을 남발해 명품브랜드 이미지를 훼손시키는 어리석은 일은 하지 않는다.

애플이 현재 가장 공들이고 있는 국가는 올해를 기점으로 중국보다 인구수가 많아진 인도다. 인도는 이미 글로벌 스마트폰 전쟁의 격전지가 됐다. 애플은 중저가 모델인 'SE 시리즈'를 인도에 집중 투입해 점유율을 끌어 올리고 있다. 과거 2%에 불과했던 아이폰 인도 점유율은 SE모델 덕분에 지금은 5%까지 상승했다. 애플의 투트랙 전략은 성공적이다.

◆ 세계 1등 하드웨어 기업 애플의 고민은?

애플은 전 세계에서 하드웨어가 가장 강한 회사다. 게다가 이제는 반도체까지 손을 뻗어 IT업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애플은 2020년에 그동안 쓰던 인텔 칩셋 대신 자체 개발한 독자 칩셋인 M1 반도체를 발표했다. 인텔과 애플의 결별은 IT업계에 상당한 충격을 줬다.

경쟁사들은 애플이 독자개발한 반도체의 성능에 반신 반의 하는 분위기였으나 애플 제품에 탑재된 반도체들의 뛰어난 성능을 확인한 후 경악했다. 지금은 M2를 넘어 M3 반도체가 출격 대기중이다. 애플이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긴 대만의 TSMC는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애플과 잘 협업해 나가고 있다.

이렇게 애플은 대표 제품인 아이폰, 맥(MAC), 아이패드, 스마트워치, 에어팟 외에도 반도체 부품 시장으로 범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목표는 비용절감과 효율성이다. 그렇다면 하드웨어 최강자인 애플의 약점은 뭘까? 애플의 대표제품들 중 상당수가 판매량 감소문제에 직면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애플의 성장둔화를 걱정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하지만 애플은 전 세계에서 유일한 양손잡이 기업이다. 애플은 소프트웨어의 핵심인 iOS 운용체제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분야에서의 성장 또한 눈부시다. 애플은 하드웨어 분야의 성장이 느려지면 강력한 소프트웨어 분야를 성장시켜 이익을 계속 증가시킬 능력을 가지고 있다.  

또 미래에 애플 하드웨어의 핵심이 될 애플카와 MR 헤드셋 기기인 '비전프로'의 가능성까지 살펴본다면 애플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은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 한번 애플 생태계에 빠져든 사람은 다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애플이 계속해서 세계 1위의 시가총액 순위를 지켜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③편에서 계속… ③ 애플, 서비스 급성장…양손잡이 애플의 미래는 애플카?

 

자세한 내용은 해당 영상을 통해 확인해 보자.

뉴스핌 (촬영·그래픽 : 조현아 / 편집 : 이성우)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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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00일 승부] 뉴욕증시 '경고음'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최근 미국 금융시장에서 금리와 주가가 함께 요동치는 상황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집권 2년 차였던 2018년을 상기시킨다. 당시 뉴욕증시의 가격 부담은 높아져 있었다. 미국의 강한 경제가 되레 금리 우려를 부추겨 증시를 압박하던 차에 트럼프발 무역전쟁이 가세했다. 결국 그해 가을 S&P500 지수는 20%나 떨어져 약세장에 진입했다. [글싣는 순서] 트럼프 100일의 승부1. 규제 대못 뺀다…AI·자율주행·은행업 '더 쉽고 빠르게'2. 압도적 격차를 향한 전격전...MAGA 휘날리며3. 우크라 전쟁 100일 만에 끝내고 북미 대화 실마리4. 에너지 패권을 향해 '드릴, 베이비 드릴'5. 만능 치트키 관세...역대급 중국 압박6. 뉴욕증시 지진계 '경고음 요란'...2018년의 기억7. 증시 불확실성 MAGA 수혜주로 돌파..끝판왕은8. 관세와 달러, 복잡한 함수 관계9. 높아지는 미국의 만리장성...反이민 장애물도 산적 현재 뉴욕증시 여건과 시장이 직면한 위험은 당시와 닮았다. 시장에서 2018년을 반추하며 올해 뉴욕증시도 유사한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관측이 대두하는 이유다.특히 2018년 급락장에 앞서 출현한 충격파의 전조가 이번에도 포착되고 있다. 그 지진계의 수치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치솟아 불안감은 더 크다. 바로 '블랙스완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스큐지수다. 1. 3주 전 신호 스큐지수는 S&P500의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에 대한 옵션시장의 우려를 보여주는 지표다. 개략적으로 말하면 주가 폭락에 대비한 풋옵션 수요가 높을수록 그 값은 올라간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시나리오에서만 가치가 있는, 그래서 당장은 가치가 없어 싼값에 거래되는, 즉 '외가격 풋옵션'이 높은 가격에 사들여진 결과다. 외가격 중에서도 가치의 무의미함이 큰 풋옵션 수요가 클수록 상승한다. 평소에는 헐값에 팔렸던 우산이 폭풍우가 예상되자 비싸져도 수요가 생기는 현상과 비슷한 셈이다. *스큐지수는 단순히 OTM 풋옵션뿐 아니라 OTM 콜옵션도 산출 대상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는 양자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한 내재변동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다만 실제 산출 과정에서는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의 비중이 더 크다. 급격한 시세 변동을 염두에 둔 헤지 상품의 수요는 가파른 가격 상승을 기대한 콜옵션보다 가파른 하락에 대비하려는 풋옵션에 집중되기 떄문이다. 따라서 산출 과정에서 자연스레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통상 스큐지수는 100~135 사이에서 변동한다. 135를 넘어서게 되면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급격한 하락 가능성에 대해 종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고 150이 넘어가면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스큐지수는 154다. 지금부터 3주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180으로 솟구쳤다. 두 달 전부터 수위를 높이더니 급기야 180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지금은 이때보다 낮아졌지만 추세의 층위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형성돼 있다.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들어 올린 '가드'의 높이가 한층 더 올라갔다는 얘기다. 스큐지수의 수치에 내재된 '극단적인 폭락' 가능성은 대략 30일 내 실현을 상정한다. 스큐지수를 산출하는 데 사용되는 옵션의 잔존만기 대부분이 30일 안팎이기 때문이다. 예로 잔존만기가 20일인 근월물과 48일인 차근월물이 있다면 관련 만기의 옵션에 내재된 변동성(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을 소위 보간하는 방법을 통해 30일치를 구한다. 그렇다면 현재 옵션시장에서는 2월 중순 안에 폭락장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정말 그렇게 될까. 2. 2018년의 잔상 2018년 여름이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될지도 모른다. 2018년을 문두에 꺼낸 것은 당시와 현재 상황이 유사해서다. 2018년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년도 주가 상승률이 19%가 넘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해의 이듬해다. 트럼프의 법인세 감면이나 규제 완화책, 인프라 투자 확대책을 반영한 결과다. 트럼프의 고율관세 공약은 '엄포'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듬해 경제도 좋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우려가 부담됐지만 강한 경제가 버텨주리라는 믿음이 더 컸다. 전형적으로 '우선 먹고 배아픈 건 나중에 생각하자'는 식의 장세였다. 2018년 스큐지수는 꾸역꾸역 고도롤 높여갔다. 당해 3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다. 2018년 3월 하순 120이 채 안 됐던 스큐지수는 7월 150을 넘어서더니 8월 16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 달 뒤 급격한 시세 하락을 예상한 스큐지수의 경고는 적중했다. 9월 2900선을 기록했던 S&P500은 11월 2600대까지 하락해 10% 떨어졌고, 그 뒤 하락세를 재개해 12월 2300선까지 추가 하락했다. 석 달 만에 20%가 무너졌다. *S&P500은 2018년 1~2월 당시 10% 떨어져 조정 국면에 진입한 적이 있다. 주가 하락의 발단은 고용통계 호조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우려였다. 다만 그 떄 주가 하락은 빠른 시차를 두고 격렬하게 전개됐는데 그 배경에는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변동성 하락 베팅 관련 상품(크레디트스위스의 VIX 선물 가격 역추종 상품<XIV>)가격이 붕괴해 시세 변동성을 증폭시킨 일이 있었다. 소위 '볼마게돈'으로 불리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스큐지수는 한 달 전 135를 넘어 시세 하락을 예고했었다. 3. 진짜 '오싹'할 떄는 스큐지수의 경보음이 격렬해지는 순간은 그 수치가 오히려 지금처럼 하락할 때다. 주가 하락이 시작하면 스큐지수 산출 대상에 있던 외가격 풋옵션 비중이 자연스레 작아져 스큐지수의 값은 하락한다. 흔히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는 주가가 떨어져야 그제서야 반응한다. 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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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샤오훙수 열풍에 고무된 중국매체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이른바 미국의 '틱톡(TikTok) 난민'들이 대거 샤오훙수(小紅書)에 가입하는 현상이 지속되자 중국 매체들이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틱톡이 오는 19일부터 미국 내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내 틱톡 유저들이 중국의 또 다른 SNS인 샤오훙수의 글로벌 버전 '레드노트(RedNote)' 앱을 다운로드해 신규회원으로 가입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데이터 조사기관인 센서타워의 조사에 따르면 1월 8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내 사오훙수 앱 다운로드 건수는 전주에 비해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17일 전했다. 전년 대비로는 30배 증가했다. 이달 들어 샤오훙수의 다운로드량 중 22%가 미국에서 이뤄졌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에는 2%에 불과했다. 미국 내 틱톡 난민들이 샤오훙수로 대거 이동하면서 샤오훙수의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중국은행보험보는 이날 샤오훙수 앱은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이탈리아 등 87개 국가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39개 국가에서도 10위 이내의 수위권에 분포하고 있다. 특히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신규 가입자가 70만 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소식에 중국 증시에서는 샤오훙수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현재 샤오훙수는 글로벌 유저들을 위해 원클릭 번역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샤오훙수 열풍이 이어지자 중국 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매체들은 미국이 2018년 이후 반중 정책 수위를 지속 높이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활발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17일 환구시보는 논평기사에서 "미국의 많은 유저가 자신들을 틱톡 난민이라고 자칭하며 샤오훙수로 몰려들고 있고, 이는 뜻하지 않게 미중 양국 국민의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미국 유저의 후기를 보면, 이들은 낯선 중국어 플랫폼에 접속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지만, 중국인의 친절한 응대에 놀라워했고, 중국인의 개방적인 태도에 경계를 풀게 됐다"며 "양국 네티즌의 교류 열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졌고, 대화 주제는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지속적으로 중국을 비방해 오고 갖가지 부정적인 표현을 쏟아내고 있지만, 양국 국민 간에는 교류 협력을 심화하려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이어 "샤오훙수 현상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수립할 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SNS인 샤오훙수 자료사진 [사진=바이두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1-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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