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희망포럼' 첫 방송
고립·은둔 청년 문제 심각
'꿈 꿀 수 없는 사회' 바뀌어야
"예측 가능성 높여주는 제도 필요"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뉴스핌이 2030세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청년 절반 이상이 '고립됐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굉장히 위험한 수치"라며 "정부가 (고립, 은둔 청년을) 좀 더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핌은 지난달 31일 유튜브방송 뉴스핌TV를 KYD '2030 희망포럼' 첫 방송을 진행했다. KYD(Korea Youth Dream)는 뉴스핌이 청년 정책대안 제시를 위해 출범한 유튜브 방송이다. 이날 방송에는 최영준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와 박진백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가 출연했다.
방송에 앞서 뉴스핌은 리서치앤리서치와 19세~34세 청년 1100명을 대상으로 '2030세대 인식조사'를 진행했다. 이 설문에서 청년 51.7%는 '최근 1개월간 다른 사람들로부터 고립됐다는 감정을 느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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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준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가 뉴스핌 유튜브 방송이 뉴스핌TV '2030 희망포럼'에서 청년 고립 문제에 대해 말하고 있다.[사진=뉴스핌TV 유튜브 방송 화면 캡처] |
◆ "고립 청년 문제 팬데믹 이후 심각해져"
최영준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방송에서 이와 관련해 "충격적인 결과"라며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더 문제가 심각해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어려울 때 도와줄 사람이 없고, 누구와도 연락을 하고 지내지 않는다고 동시에 답한 청년은 '고립 청년'으로 분류한다. 뉴스핌 조사에선 이 두 가지에 모두 해당하는 '고립 청년' 비율이 3.6%로 나타났다.
최 교수는 "2019년 조사 당시에는 (고립 청년 비중이) 3.1%였는데, 이번 뉴스핌 조사에선 좀 더 높게 나왔다"며 "비대면으로 연락하는 관계를 제외하고 대면 연락 관계만 따지면 그 수치가 4.5%로 더 올라간다. 청년 고립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은둔 청년' 문제도 더 심각해지고 있다며 "2022년 국가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은둔 청년은 2.4% 였지만, 최근 직접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 가까이로 높아졌다"라며 "일본처럼 은둔 청년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 교수는 "팬데믹은 끝났지만 그 생활의 패턴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라며 "그간 독거 노인 문제에 대한 연구는 많았지만, 청년 고립 연구는 최근부터 진행됐다. (문제가) 빠르게 심각해지고 있지만, 연구는 초기 단계"라며 조속한 대안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경제적 여건 가장 중요하지만…계층 상승 가능성 희박
자신이 처한 경제적 여건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보단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청년들이 많았다.
특히 청년 65.2%는 삶에서 가장 가치를 두고 있는 것으로 가족(53.7%)보다 '경제적 여건'을 꼽았지만, 10년 후 계층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답한 이는 36.3%에 불과했다.
청년 10명 중 6명은 계층 상승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경제적인 여건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 계층 상승은 어렵다고 보는 청년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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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백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이 뉴스핌 유튜브 방송이 뉴스핌TV '2030 희망포럼'에서 청년 경제 문제와 관련해 얘기하고 있다.[사진=뉴스핌TV 유튜브 방송 화면 캡처] |
계층 간 소득 격차가 크다고 답한 비율은 80.8%에 달했다. 박진백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와 관련해 "충격적인 결과"라며 우려를 표했다.
박진백 부연구위원은 "소득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부모에게 물려받거나, 자산을 증식시키는 것 둘 중 하나지만 부모님을 통해 부를 물려받는 경우는 소수"라고 말했다.
이어 "주택 통계를 보면 1986년부터 장기적으로 우상향했다. 집에 투자하면 계속 돈을 벌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 근거"라며 "그러다 2022년 들어서면서 이런 자산 우상향 신화가 깨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부연구위원은 유동성 공급으로 인한 변동성을 원인으로 꼽으며 "변동성에만 기댈 수밖에 없다보니 어디 집값이 오른다고 하면 우르르 몰려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사회 전반적으로 자산에 의한 스트레스가 줄어들려면 자산 변동성이 줄어드는 게 선행되야 한다"고 설명했다.
◆ "제도로 불확실성 줄여줘야"
두 전문가들 청년들이 꿈꿀 수 있는 사회가 되려면 불안전성이 사라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뉴스핌 조사에서 청년들은 꿈을 이룰 수 없는 이유로 ▲주거 불안(72.3%) ▲소득·자산 불평등(70.5%) ▲국내외 경제상황 악화(69.9%) 등을 꼽았다.
최 교수는 "변동성, 불확실성이 높은 시대일수록 변동 예측 가능성을 높여주는 제도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라며 "청년 세대에게 자원을 더 연결해 주고 안정된 제도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부연구위원도 여기에 동의하며 "(부동산 시장 등) 변동성이 커서 예측이 불가능 하다는 점이 심각한 문제"라며 "부동산 시장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예측 가능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노력해줘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