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대담 전문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높은 집값, 교육 불평등 현상 등에 따라 청년들이 좌절할 수밖에 없는 시대가 됐다고 이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년들이 이 같은 좌절감 탓에 출산도 기피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30일 뉴스핌 '리더에게 듣는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다만 그는 청년들이 희망을 품고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청년들을 향한 당부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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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교육감은 "(현재 청년들은) 과거 부모 세대보다 좌절과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환경에 있다"며 "부모 세대에서 돈을 모아 집을 사는 게 당연한 희망 사항이었다면 지금은 오히려 (부동산은) 좌절의 대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득이 늘어나 좋은 사회가 도래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빈부)차가 크니 청년세대에 좌절을 안겨주고, 이들이 출산을 기피하는 괴물 같은 현실이 출연했다"며 "청년이 좌절하는 사회는 건강치 않다. 개혁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같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 서열화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냈다. 조 교육감은 "교육이라는 것은 우리 아이들이 지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이지만, (지금은) 자기 파괴적인 경쟁에 몰아붙이고 있다"며 "수직 서열화된 대학 구조를 개혁해야 초중등 교육이 배움의 즐거움이 있는, 자신을 개발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조희연 교육감과의 대담 전문
- 올해 취임 10주년을 맞았는데, 지난 10년 임기를 관통할 키워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조희연 교육감) 크게 후진국 공교육을 선진국형 교육으로 전환하는 과정이었다. 예를 들면 과거 권위주의적인 학교 문화를 민주적인 학교 문화로 바꾸는 것, 불평등이 심화하지 않도록 하는 변화와 개혁, 혁신의 과정이었다.
- 학생 인권조례도 선진국형 교육의 한 측면으로 제정했나
▲맞다. 학생들을 체벌하는 것도 사랑의 매로 여겨졌는데 후진국 모습이다. 지금은 체벌하면 큰일 나지 않겠나.
- 과거와 현재 우리 사회 문제는 어떻게 달라졌나
▲후진국이었던 과거에는 빈곤, 결핍이 문제였다면 선진국인 지금은 불평등을 내재하고 있는 왜곡된 풍요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본다.
- 선진국 반열에 올랐지만, 현재 청년들이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이 밝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다. 우리 세대가 청년일 때를 생각하면 당시 희망에 부푼 세대였던 것 같다. 부모님, 할아버지 세대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지만, 나는 도시로 나와 대학생이 되고 중산층 반열에 오르고. 어떻게 보면 계층 상승에 대한 희망에 부풀었던 세대다. 당시 권위주의 (정부)와 싸우면서도 취직에 있어서는 희망에 부풀었던 세대인데, 지금 세대는 굉장한 좌절의 세대로 보인다.
(우리 때는) 돈을 모아 집을 사는 게 당연했지만, 지금은 부동산이 오히려 좌절의 대상이 됐다. 국민소득 1만 불, 2만 불이 되면 좋은 사회가 도래할 거라고 했지만 오히려 반대로 좌절이 됐다. 청년에게 좌절을 안겨주니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건강하지 않은 사회가 됐다. 이런 괴물 같은 현실을 직시하고 개혁해야 한다.
- 저출생 여파에 따른 서울교육 정책 대책이 있나, 근본적인 대책이 있다면 무엇인가
▲저출생 핵심은 부동산 좌절감, 교육 좌절감이다. 이 두 가지 문제를 구조개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예전에는 교육이 계층 사다리 역할을 하는 희망이었다. 이때 경쟁은 왜곡이 없었다. 모두가 좋은 대학에 가려고 하는 것 자체가 국가 발전 동력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경쟁이 너무 치열해 부작용이 생겼다. 살벌한 입시 경쟁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 게 지금 출산을 기피하는 원인이다.
지난 10년간 (왜곡된) 초중등 교육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지만, 대학 서열화가 버티고 있었고 입시 경쟁이라는 블랙홀로 (교육을) 빨아들였다. 대학 서열화가 파괴적인 경쟁에 아이들을 몰아붙였다.
따라서 4년제 대학만 놓고 보면, 수직 서열화된 구조를 개혁하는 게 필요하다. 이렇게 되면 초중등 교육이 배움의 즐거움이 있는, 자기를 개발하는 과정이 될 수 있다. 지금은 누가 1등을 하는지만 가리는 교육이다.
<2편에서 계속>
chogi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