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 최연소 MVP 기록은 '아리송'…수상일 기준 이승엽이 빨라
신인상 김택연 "19세 답지 않은 대담한 투구 하고 싶었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올해 각종 신기록을 양산하며 프로야구 최고 선수의 영광을 차지한 KIA 김도영이 '타자 MVP 최연소 수상'을 했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2005년 10월 2일생인 김도영은 26일 서울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KBO 시상식 기자단 현장 투표에서 만 21세 1개월 24일의 나이에 MVP에 선정됐다.
MVP를 차지한 KIA 김도영. [사진=KBO] |
이전까지 만 21세에 타자 MVP가 된 선수는 1997년 삼성 이승엽(현 두산 감독)이 유일하다. 이승엽은 생일이 8월 18일이어서 김도영보다 빠르다. 이에 따라 물리적인 나이로 치면 김도영이 한 달 반 이상 어린 나이에 MVP 활약을 펼친 것은 확실하다.
문제는 기자단 투표와 시상식 날짜다. 이승엽은 당시 정규시즌이 끝난 직후인 10월 2일에, 김도영은 11월 26일에 상을 받았다. 이 때문에 이승엽은 시상식 기준으로 21세 1개월 14일의 나이에 수상해 김도영보다 열흘이 빠르게 됐다.
MVP 시즌을 뛴 나이를 고려하면 김도영이 어리지만, 시상식 날짜를 기준 삼으면 이승엽 감독의 기록은 깨지지 않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판단을 유보했다. KBO 관계자는 최연소 기록과 관련해 "기준과 시점은 따로 정한 것이 없다"며 "따로 집계하는 기록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역대 최연소 MVP는 한화 투수 류현진이다. 1987년 3월 25일생인 류현진은 데뷔 첫 해인 2006년 11월 2일에 만 19세의 나이에 정규시즌 MVP와 신인상을 석권했다.
이런 논란과는 관계없이 김도영은 이날 수상 소감을 전하며 대단한 입심을 발휘했다.
김도영은 수상 소감으로 자신이 SNS에 올려 큰 화제가 됐던 '그런 날 있잖아'를 먼저 입에 올렸다. 김도영은 "그런 날 있잖아요. 앞이 보이지 않고, 미래가 보이지 않고,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한 날이. 그때 누가 저한테 해준 '너를 믿어라'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누군가 나중에 너를 보면 위안이 될 거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큰 기대를 받고 프로에 입단했지만 부상 때문에 기량을 마음껏 펼치지 못했던 '2023년 김도영'이 남긴 말은 리그 MVP가 된 2024년의 김도영에게도 위로가 됐다는 것이다.
김도영은 "그런 날이 떠오르는 분들이 저를 보고 위로받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많은 함성으로 응원해주고, 믿음으로 응원해준 기아 팬들께 감사하고 싶다. 저는 올해 팬들 땜시 살았다"고 화답했다.
김도영은 "이제 다음 목표는 만장일치 MVP가 될 것 같다"면서 "올해 40홈런-40도루를 못 해서 오히려 뿌듯하다. 달성했다면 스스로 야구를 쉽게 봤을 것 같다.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 매 타석, 신중하게 야구하겠다"고 다짐했다.
신인왕에 오른 두산 김택연. [사진=KBO] |
선수로서 한 번뿐인 기회인 신인상을 수상한 김택연은 "마운드 위에서만큼은 나이답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19세답지 않은 담대한 투구를 하고 싶었다. 그렇게 하다 보니까 그게 플레이로 나왔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시즌 초 2군에 내려갔을 때는 막막했지만, 코치님과 선배님들이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다. 무엇보다 팬 응원이 있었기에 이 상을 받았다. 그게 없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라고 감사 인사를 했다.
zangpab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