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승…수요자들, 선별 청약 양상 뚜렷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 내년까지 지속
"고분양가 단지, 완판까지 다소 시간 걸릴 것"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올해 수요자들의 선별 청약으로 양극화 현상이 한층 두드러졌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인해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청약시장에서 합리적인 분양가와 우수한 입지를 갖춘 단지로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이 조정국면에 들어서면서 관망세가 짙어진 만큼 가격 경쟁력을 갖춘 단지의 경쟁률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탄핵 정국이 내년까지 이어지면서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예상되는 만큼 청약 시장에서 수요자들의 옥석가리기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부동산 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수요자들이 합리적인 분양가에 공급되는 단지로 몰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수요자들의 선별 청약으로 양극화 현상이 한층 두드러졌다. 서울 도심 아파트의 모습. [사진=뉴스핌DB] |
◆ 분양가 상승…수요자들, 선별 청약 양상 뚜렷
최근 건축 원자잿값 인상 등으로 분양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수요자들의 선별 청약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우수한 입지와 브랜드 등 다양한 조건 중에서도 합리적인 분양가를 우선적으로 살펴보는 모양새다.
올해 11월 충북 청주시 일원에 분양한 '청주테크노폴리스 힐데스하임 더원'은 1순위 평균 77.0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충청권에서 분양한 단지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앞서 신혼부부. 생애최초 등 3040세대 실수요 비율이 높은 특별공급 청약에서도 평균 6.81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로 합리적인 가격에 실수요자들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7월 경기도 성남시 일원에 분양한 '판교테크노밸리 중흥S클래스' 역시 주변 시세보다 5억원가량 낮은 분양가에 공급되면서 1순위 평균 1110.35대 1의 경쟁률로 올해 전국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9월부터 정부 대출규제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조정국면을 맞으면서 선별 청약 기조가 한층 더 강화됐다. 당초 낮은 가격으로 분양이 이뤄지기 때문에 하락기에도 크게 타격을 받지 않는데다 초기 분양가가 낮게 형성된 만큼 상대적으로 향후 가격 상승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경기 화성시 '동탄역 시범한화 꿈에그린 프레스티지' 전용 84㎡는 올해 11월 12억7500만원에 거래돼 분양가 3억6570만~3억7300만원 대비 최대 3배 이상 올랐다. 충남 아산탕정지구 일원에 자리한 '신영한들물빛도시 지웰시티 센트럴 푸르지오 3단지' 전용면적 84㎡는 올해 10월 7억3700만원에 거래됐다. 분양가 대비 약 2배 가까이 올랐다.
◆ 1순위 경쟁률 수십대 1 기록해도 계약 포기 속출…"고분양가 단지, 완판까지 다소 시간 걸릴 것"
대출 규제와 탄핵 정국이 내년까지 이어지는 등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분양가가 청약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 역시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건설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인근 시세와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더 높은 가격으로 분양가가 책정된 단지들의 경우 미분양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 분양한 서울 노원구 '서울원 아이파크'의 경우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예비입주자 추첨을 실시했다. 예비입주자 추첨은 청약에 당첨된 후 계약을 포기하거나 부적격으로 당첨이 취소된 물량에 대해 예비 순번을 받은 수요자들을 대상으로 계약 여부를 묻는 것이다.
1414가구 1순위 모집에 2만1219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14.94대 1을 기록했지만 인근 시세보다 높은 분양가에 계약 포기자가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원 아이파크 분양가는 전용 59㎡가 9억 400만~10억3800만원, 전용 72㎡가 10억7900만~11억6500만원으로 책정됐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는 12억8100만~14억1400만원, 대형 평형은 20억원을 넘었다. 전용 84㎡만 놓고 비교해도 지난 7월 성북구 장위동에서 분양된 장위6재개발구역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 분양가 보다 2억원 가량 높았다.
지난 8월 분양한 서울 강동구 '그란츠 리버파크' 역시 이달 2차 무순위 청약을 실시했다. 청약 접수 당시 1순위 189가구 모집에 3741명이 평균 경쟁률 19.7대 1을 기록했지만 이후 계약 포기 물량이 나온 것이다. 분양 당시 분양가는 최고가 기준 전용 59㎡가 14억9900만원, 전용 84㎡가 18억7200만~19억49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인근에 위치한 '래미안강동팰리스' 전용 59㎢가 지난달 12억1000만원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2억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제 불확실성이 오히려 커지면서 일각에선 부동산 폭락에 대한 우려들도 확산되고 있어 청약을 넣더라도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고 어느정도 안전 마진을 갖춘 단지로 수요자들이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라며 "서울에 위치한 만큼 결국은 완판 되겠지만 인근 시세보다 높은 분양가를 갖춘 단지 물량이 다 소화되기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