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두차례 단독 회동 이후 5년 만에 성사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SDI와 현대차·기아가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에 나선다. 이는 2020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배터리 회동' 이후 약 5년 만에 성사된 협력으로, 양사의 배터리 협업이 전기차를 넘어 로봇 분야까지 확장된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와 현대차·기아는 전날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현대차 의왕연구소에서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업의 핵심은 배터리 형태를 제한된 공간에 최적화하는 동시에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켜 출력과 사용시간을 대폭 늘린 로봇 전용 고성능 배터리를 개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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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용인 스피드웨이를 찾은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모습.[사진=뉴스핌 DB] |
협약에 따라 삼성SDI는 에너지 밀도 향상을 위해 고용량 소재를 개발하고, 설계 최적화를 통한 배터리 효율 고도화를 추진한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은 신규 개발 배터리의 로봇 적용 평가 및 성능 고도화를 담당한다.
양사의 배터리 협력은 5년 전 두 회장의 전격적인 만남에서 시작됐다. 당시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깜짝 회동을 가졌으며, 이를 계기로 현대차는 삼성SDI와 배터리 기술 교류 및 선행 과제 수행을 통해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같은 해 7월에는 이 회장이 현대차그룹의 기술 메카인 남양연구소를 방문해 정 회장으로부터 차세대 친환경차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전기차,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에서 다각도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이후 삼성SDI와 현대차는 배터리 관련 기술 교류와 선행과제 수행 등을 통해 파트너십을 강화했고, 2021년 전기차 배터리 협력에 돌입했다. 2023년 10월에는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이라는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로봇 배터리 공동 개발 협력은 양사가 미래 핵심 사업으로 주목하는 로봇 분야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로보틱스랩은 지난해 6월 성수동 '팩토리얼 성수' 빌딩에서 딜리버리 로봇,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 첨단 안면 인식 기술 등을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어 같은 해 11월에는 착용 로봇 '엑스블 숄더'를 최초 공개하고 사업화를 시작하는 등 제품군을 확장하며 '로보틱스 토탈 솔루션'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의 경우 삼성전자는 휴머노이드 개발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인수, 자회사 편입에 나섰다. 회사는 축적된 인공지능(AI) 및 소프트웨어 역량에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 기술을 접목해 지능형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