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25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의 증시가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영국이 오는 2027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5% 수준까지 늘리겠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유럽의 안보 강화 움직임이 점점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방산과 은행, 헬스케어 섹터는 오르고 기술주는 내리면서 주요 업종들은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0.81포인트(0.15%) 오른 554.20으로 장을 마쳤다. 이 지수는 지난 4거래일 동안 큰 움직임 없이 매일 등락이 바뀌는 모습을 보였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9.69포인트(0.11%) 상승한 8668.67로,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241.96포인트(0.63%) 상승한 3만8714.52로 마감했다.
반면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5.66포인트(0.07%) 내린 2만2410.27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39.92포인트(0.49%) 떨어진 8051.07에 장을 마감했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103.90포인트(0.80%) 오른 1만3116.80으로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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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증권거래소[사진=로이터 뉴스핌] |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하원 연설을 통해 "국방 예산을 현재의 GDP 대비 2.3%에서 오는 2027년까지 2.5%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는 3%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에 영국 최대 방산업체인 BAE시스템즈 주는 4.67% 상승했다.
퀼터쉐비오트(Quilter Cheviot)의 주식 분석가 매트 도르셋은 "BAE시스템즈는 전체 매출의 26%가 영국에서 발생한다"며 "이 기업이 영국 국방비 증액 소식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항공기업 키네티크(Qinetiq)와 밥콕(Babcock)도 각각 1.32%, 1.09% 올랐다.
범유럽 지수의 방산 섹터도 1.23% 동반 상승했다.
넷웰스 인베스트먼트의 최고 투자책임자인 이안 반스는 "유럽 증시는 (영국의 국방비 증액을) 재정 지출 확대를 향한 도화선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문제는 이런 재정 확대 움직임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여부"라고 말했다.
헬스케어 섹터는 시가총액 기준 유럽 최대 기업인 덴마크의 노보노디스크(+2.78%)와 영국 의료 장비·기술 업체인 스미스앤네퓨(+6.13%)의 선전에 힘입어 0.97% 올랐다.
반면 기술주는 글로벌 약세 분위기 영향을 받아 1.5% 하락했다.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은 2.2% 하락했고, 인공지능(AI) 시장 영향을 받는 프랑스의 슈나이더일렉트릭과 독일의 지멘스에너지는 각각 3.6%, 7.3% 하락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유예가 끝나는 대로 관세 부과를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혀 관세에 관한 한 국제사회가 안심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점을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독일에서는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0.2%를 기록했다는 확정치가 발표됐다. 이는 잠정치와 일치하는 수준이다.
글로벌 생활용품기업인 영국의 유니레버는 하인 슈마허 최고경영자(CEO)가 물러나고 페르난도 페르난데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후임으로 선임됐다는 발표와 함께 1.27% 하락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멘트 제조업체인 독일의 하이델베르그 머티리얼즈는 작년에 이어 올해 영업이익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후 3.6%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