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익 중심 진화, 야간·연기·강풍 등에서 운용 불가
軍 수송기에 MAFFS 시스템 연계, 세계 14개국 도입
주야간 모두 운용 가능…경제성 측면에서도 저렴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공군 수송기(C-130·C-390)에 MAFFS 시스템을 연계한 고정익 기반 산불 진화 체계 도입 검토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산불 진화에 투입되는 대부분의 헬기는 담수량이 1000~3000ℓ 수준으로, 대형 산불 진화에는 역부족이다. 시계비행 조건으로 인해 야간·안개·연기·강풍 등의 상황에서는 운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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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산림청이 대형 산불 대응을 위해 대형 수송기인 C-130에 MAFFS(모듈형 공중화재 진화시스템)를 장착해 운용하는 모습. [사진=유용원 의원실] |
최근 경남 산청군 산불 현장에 투입 예정이었던 블랙호크와 치누크 헬기는 짙은 안개와 연기 탓에 이륙하지 못했다. 경북 의성에서는 헬기가 연기에 가려 전깃줄에 걸려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재의 회전익 중심 진화 체계는 여건도 좋지 못하다. 산림청이 보유한 50대의 핼기 중 정비 문제로 인해 실제 투입 가능한 헬기는 하루 평균 25~30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
주력 헬기인 KA-32(3000ℓ급)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부품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29대 중 8대가 멈춰있다. S-64 대형헬기도 7대 중 5대만 가동 중이다.
산림청은 대안으로 고정익 기반의 공군 C-130 수송기에 MAFFS(Modular Airborne Fire Fighting System, 모듈형 공중화재 진화시스템)을 탑재한 진화 체계 도입을 요청하는 상황이다.
MAFFS는 미 산림청을 포함해 전 세계 14개국에서 도입해 운용 중이다. 별도 기체 개조 없이 C-130 수송기 내부 화물칸에 장착해 활용하면 된다.
공중에서 약 1만1000~1만3000ℓ의 소화제를 단 5초 만에 투하해 폭 20m, 길이 400m 규모의 방화선을 형성할 수 있다. 기지로 복귀해 20~30분의 충전 시간만 가지면 바로 재출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복적인 임무수행에도 문제가 없다.
특히 MAFFS는 주야간 모두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밤낮 없이 번지는 화선을 차단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MAFFS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도입비용은 80~100억 원으로, 초대형 헬기 1대 구입 비용(350억 원)보다 저렴하다.
해양 유류 유출 사고 대응 시 유처리제 살포 등 다목적 재난 대응 장비로 전환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범정부 차원의 통합 대응 체계 구축에도 기여할 수 있다.
MAFFS는 C-190의 최신 기종인 C-390에도 장착할 수 있는 만큼, 기존 PCADS(Precision Container Aerial Delivery System, 정밀 용기 공중투하 산불진화) 방식보다 더 넓은 범위와 빠른 시간 안에 고효율 산불 진화와 각종 재난 대응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 의원은 "평시에는 수송기로서 본연의 임무 수행이 가능하고, 산불 등 재난 발생 시에는 신속히 화재 진화 플랫폼으로 전환할 수 있다"며 "이제는 민·관·군이 협력해 MAFFS 시스템 기반의 고정익 항공 진화 체계를 마련하고, 평시에는 수송 자산으로 활용하다가 재난 발생 시 신속한 대응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igh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