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교역 불확실성에 물동량·수익성 우려
홍콩~북미 노선 운임, 1kg당 5.29달러로 '뚝'
"새로운 상품군 찾아야" 업계, 유연 대응 시도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항공화물 운임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이 커지자, 화물 운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은 큰 문제가 없지만, 항공화물운임 하락이 장기화될 경우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글로벌 항공화물 운송지수 TAC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말 홍콩~북미 노선의 화물 운임은 1kg당 5.29달러로 집계됐다.
운임은 지난해 12월 24일 1kg당 6.73달러까지 치솟은 이후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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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프레미아가 밸리카고에 화물을 적재하고 있다. [사진=에어프레미아] |
항공화물운임 추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건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상호 관세 부과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심화시켜 항공화물운임을 하락시키고 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각)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한 상호 관세 행정명령을 발표했고, 이날부터 주요 무역 상대 57개국 대상 상호 관세가 공식 발효됐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항공화물 운송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LCC들은 난감한 상황이다. 이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여객 수요 급감 시 경영 실적이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을 경험했다. 이에 경영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항공화물 사업을 새로운 사업 모델로 삼아 확장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1월 화물 운송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인천~방콕 노선에서 첫 화물 운송을 시작했으며 2월부터는 도쿄, 오사카, 타이베이, 상하이, 정저우 노선 등으로 확대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중국 등 해외 이커머스 상품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를 고려해 화물 운송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며 "앞으로 다양한 부문에서 사업 다각화를 적극 추진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 에어프레미아는 미국 등 장거리 노선을 포함해 6개 노선에서 화물 운송을 하고 있으며 올해 새로운 노선을 추가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도 장거리 노선 취항 이후 대형기를 중심으로 화물 수송 규모를 늘렸고, 올해도 화물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관세 이슈 전까지 사업 전망은 장밋빛이었다. 최근 중국의 이커머스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 항공시장에서도 관련 물량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여서다.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물류 배송의 '속도전'을 강화하면서 인천, 김포 등 국내 공항을 거점 삼은 항공화물 수요도 확대되는 양상이었다. 이커머스 특성상 소형·고부가가치 화물이 많아, 단거리 운항에 특화된 LCC들의 사업 특성상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변수로 항공화물 사업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운임 하락세가 지속되면 결국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항공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화물 운임이 떨어지면 수익도 떨어지게 돼 있다"며 "만약 화물 수주 물량은 그대로더라도 관세가 붙어 순이익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항공사들은 일단 상황을 지켜보며 적절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전략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LCC가 진입할 수 있는 여객 시장은 포화했기 때문에 항공화물사업 자체를 확대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며 "최악의 상황에는 물량을 축소하는 경우가 발생하겠지만, 일단 상황을 지켜보며 관세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새로운 상품군을 찾으려고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