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장비 없이 간편하게…일상 속 헬스케어 실현 기대
[김해=뉴스핌] 남경문 기자 = 인제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스마트폰과 연동해 치매,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 질환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초고감도 바이오센서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기존 검사보다 간편하고 저렴하면서도 높은 정확도를 자랑해, 병원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서도 누구나 손쉽게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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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용근 인제대 교수 [사진=인제대학교] 2025.04.10 |
이번 연구는 인제대 디지털항노화헬스케어학과와 의공학과 공동 연구팀이 수행했으며, 국제학술지 Biosensors and Bioelectronics(IF 10.7)에 게재됐다. 핵심 기술은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극소량(2.8nM)으로도 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는 듀얼 모드 나노자임 센서다.
도파민은 기억력과 운동 능력 등에 관여하며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 질환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대표 바이오마커다.
연구팀은 두 효소(라카제와 카테콜 산화효소)의 기능을 모방한 나노자임을 스크린 인쇄 전극에 전기화학적으로 도금하고, 도파민이 존재할 경우 전기 신호 변화와 색상 변화를 동시에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구현했다. 사용자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센서 색상의 변화를 인식해 앱을 통해 결과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연구책임자인 홍용근 교수는 "도파민을 극미량 수준까지 정밀하게 검출할 수 있는 민감도와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간편함을 동시에 갖췄다"며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농촌이나 고령층의 질병 조기 진단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술은 전처리 없이 전혈과 신경세포 시료에서도 검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용성도 높다. 비색 분석 기반 앱 연동 시스템과 결합해 현장 활용이 가능하며 고가의 장비 없이도 저비용으로 대량 제작이 가능한 플랫폼 형태로 확장 가능하다.
공동 연구자인 라제쉬 박사는 "이 기술은 도파민뿐 아니라 다양한 바이오마커를 땀 등 비침습적 체액에서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휴대용 다중 체외 진단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주기적인 건강 상태 모니터링이 가능해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50년까지 전 세계 알츠하이머 환자는 1억 5천만 명, 파킨슨병 환자는 2천만 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제대 연구팀의 이번 성과는 질병 조기 개입 전략의 혁신뿐 아니라, 의료 형평성 향상과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을 통해 수행됐으며, 생물학정보센터(BRIC)의 '한국을 빛낸 사람들'에도 소개됐다.
news234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