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의 12·3 계엄 사태 막전막후 해부
대통령·별들 '안가 술자리' 부활이 '계엄 씨앗'
YS와 정반대 육본·방첩사·특전사·수방사 우대
문민통제 연구한 기자로서 '원인·해법' 제시해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위헌과 불법 계엄 재발을 막고 문민통제를 바로 세우기 위해 '육·방·특·수' 개혁과 함께 문민 국방부 장관 임명이 꼭 필요하다."
김태훈 SBS 국방전문기자가 '계엄君 계엄群 : 계엄 대통령과 국회에 총 겨눈 무리들'(더퍼플미디어·270쪽·1만9000원) 새 책을 냈다.
김 전문기자가 책에서 언급한 육·방·특·수는 육군본부, 국군방첩사령부, 육군특수전사령부, 육군수도방위사령부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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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군(軍) 역사에서 항상 쿠데타와 역사적 오명의 중심에 섰던 군의 핵심 조직이다. 이들 조직을 개혁하지 않고는 군의 문민통제도 쉽지 않다고 진단한다.
김 전문기자는 "2025년 6월 출범하는 새 정부가 계엄의 늪에 빠진 군의 기사회생(起死回生)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으려면 정치와 군의 야합을 깨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 전문기자는 "정치권력은 군을 부리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하고, 군은 정치권력이 던져주는 떡고물에 냉담해야 한다"면서 "달콤했던 기억과 관행을 지워야 하는 고역이라서 서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하지만 김 전문기자는 "군을 국민과 국가의 수단으로 복무케 함으로써 문민통제 기본을 복구하는 고난도 과업"이라면서 "군을 살리고 안보를 굳건히 하기 위해 달리 방법이 없다"고 제언한다.
특히 김 전문기자는 "역사적 확률에 따르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취임하는 51대 국방부 장관도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퇴임 후 구속되거나 최소한 검찰에 소환될 가능성이 100%"라고 내다봤다.
김 전문기자는 "차기 국방부 장관을 노리는 예비역들이 슬슬 고개를 들고 있는데 43대 김관진부터 50대 김용현까지 8명 장관의 데이터를 훑어보면 생각이 바뀔 것 같다"고 꼬집는다.
김 전문기자는 "국방부 장관들의 흑역사는 순전히 정치 탓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국방부 장관들을 검찰로, 감옥으로 끌고 간 사건들은 모두 정치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원인을 짚는다.
김 전문기자는 "정치권력 입김에 떠밀려 군을 부조리하게 움직여서 생긴 사달"이라면서 "장관이 독자적으로 군에 하달한 명령으로 말미암은 사건은 없다"고 지적한다.
김 전문기자는 "한국 정치는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군을 수단으로 삼아 이익을 좇는 경향이 있다"면서 "군이 권력 수단이 되는 후진적인 문민통제가 공고해지다가 마침내 계엄까지 발발했다.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바닥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문기자는 "YS(고 김영삼 전 대통령)는 하나회 숙청과 안가(안전가옥) 폐쇄 등의 노력을 통해 문민통제의 기틀을 세웠다"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은 YS의 문민통제와 정반대의 방식으로 군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 그리고 우리 군은 계엄의 늪에 빠졌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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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오른쪽) 전 대통령과 김용현(왼쪽) 전 국방부 장관이 2024년 10월 1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열병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
김 전문기자는 12·3 계엄은 윤석열 정부 문민통제 퇴행의 결과라고 진단한다.
김 전문기자는 "YS는 1993년 취임 직후 안가 10여 곳을 폐쇄했다"면서 "이는 신군부 출신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한 달에 두 번꼴로 안가에서 장군들과 술을 마시며 밀담하는 권력과 군의 부적절한 관계를 끊기 위한 조치였다"고 평가한다.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과 장군의 술자리 악습 근절을 위해 YS가 안가를 폐쇄한 사실은 미공개된 YS 언론 인터뷰 기록들 중에서 김 전문기지가 새로 발굴했다.
김 전문기자는 "YS는 1~4차에 걸친 하나회 군부 숙청 중 쿠데타를 방지하기 위해 가장 먼저 육·방·특·수 수장들부터 솎아냈고 윤 전 대통령은 육·방·특·수에 기대어 계엄을 감행했다"고 말한다.
YS가 쿠데타 방지를 위해 최우선으로 숙청한 부대와 윤 전 대통령이 계엄에 동원한 부대가 일치한다.
김 전문기자는 "12·3 계엄은 육군의 최고·최정예 부대들이 술자리 충성 맹세를 하며 권력의 사병(私兵)으로 전락함에 따라서 생긴 필연"이라고 지적했다.
이른바 ▲'김용현 국방 상왕 체제'를 뒷받침한 예비역·현역 군인들의 행각 ▲수사기관도 확보하지 못한 노상원·여인형·김현태의 생생한 인터뷰 ▲계엄군의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작전을 실토한 김용현 텔레그램 대화 등 3년여 축적된 취재물들이 망라됐다.
김 전문기자는 "국방전문기자이며 문민통제 연구자로서 12·3 계엄의 실체를 파헤쳐 문민통제 복구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이 책은 ▲1부 12·3 비상계엄 실체 ▲2부 12·3 비상계엄 빌드업 ▲3부 윤석열 계엄과 문민통제 실패 ▲4부 주요기사 모음으로 엮어졌다.
kjw86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