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도 부여하지 않던 특혜 철회한 것"
"다른 피고인들처럼 똑같이 대우하겠다는 것"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법원이 오는 12일 열리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 3차 공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하주차장을 통한 출석을 불허했다. 지난 1·2차 공판 때와 달라진 결정인데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법원을 향해 "그동안 누구에게도 부여하지 않던 특혜를 철회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법원종합청사를 관리하는 서울고법은 지난 8일 "오는 12일 예정된 피고인(윤 전 대통령)의 공판 진행과 관련해 피고인이 서울법원종합청사 서관 쪽 지상출입구를 통해 출입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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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12·3 비상계엄을 선포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417호 법정으로 재판을 받기 위해 들어오고 있다. 2025.04.21 photo@newspim.com |
그러면서 "이는 그간의 공판기일에서의 청사 주변 상황 등을 토대로 서울고법, 서울중앙지법의 주요 관계자 등의 간담회에서 논의된 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서울고등법원장이 결정한 사안"이라며 결정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법원은 앞선 1·2차 공판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지하주차장을 통한 출석을 허가했다. 법원은 인근에 다수의 집회가 신고돼 있고 전직 대통령의 형사재판이라는 사회적 관심도 등을 고려할 때 지하주차장 출입을 허용하는 것이 청사 방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설명해왔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곧장 지하주차장으로 진입해 출석 모습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이는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이 재판을 받을 때 언론에 공개된 지상으로 출입한 것과 비교돼 특혜 논란이 일었다.
법원이 세 번째만에 윤 전 대통령 출입 모습을 공개하는 것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특혜 시비를 없애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왔다. 지난 1·2차 공판 때는 지지자 간 충돌 위험성 등을 감안해 지하출입이 허용됐지만 이제는 법원이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역대 재판에서 누구에게도 부여하지 않았던 특혜를 철회한 것"이라며 "1·2차 공판이 이상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공판에서는 보안상의 문제로 지하로 출입하도록 했는데 실제 경비나 보안상에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았다"며 "일종의 특혜로 보여지니까 그냥 원칙대로 하려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또 다른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도 "이제 특혜를 주지 않고 다른 피고인들처럼 똑같이 대우하겠다는 것"이라며 "전직 대통령으로서 경호를 받는 것은 경호처에서 할 일이지, 법원의 영역은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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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12·3 비상계엄을 선포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417호 법정에 출석해 재판을 받기 전 변호인단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5.04.21 photo@newspim.com |
다만,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의 출입 모습이 처음으로 공개되겠으나 윤 전 대통령이 포토라인에 설지는 미지수다. 윤 전 대통령이 포토라인에 서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을지 여부도 경호처의 당일 경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예정이다.
서울고법 관계자는 "포토라인은 언론이 자율적·임의적으로 설치하는 것"이라며 "법원은 오는 12일 내란 재판뿐 아니라 향후 구체적 사건에서 포토라인 설치에 협조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법원은 윤 전 대통령 재판에 대비해 오는 9일 오후 8시부터 필수업무 차량을 제외한 일반 차량의 법원 경내 출입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hong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