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시아 뺀 것은 실수" 주장
"트럼프, 이란-이스라엘 긴장 완화 촉구 성명 서명 안 한다"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16일(현지시간) 캐나다에 모인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의견을 하나로 합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굵직한 이슈에 다른 정상들과 다른 의견을 내면서 G7 정상회의는 초반부터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유럽연합(EU)의 정상들은 17일까지 캐나다 로키산맥 리조트 지역인 카나나스키스에 모여 회담한다.
회의를 앞두고 이스라엘과 이란 간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이번 G7 정상회의는 민주주의 강국들이 일치된 목소리로 긴장감 완화를 촉구할 기회로 여겨졌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 시작부터 이 같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미국 정부의 한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이란 갈등의 완화를 촉구하는 성명 초안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 |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 카나나스키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6.17 mj72284@newspim.com |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 고조는 이번 회의의 주요 의제다. 외교 소식통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성명에 서명하도록 설득하기를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로 G7 정상들이 합의를 이루기 어려운 분야는 중동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주요 정상들은 이민과 인공지능(AI), 핵심 광물 공급망 관련 성명 초안을 준비했지만 이들 중 어느 것도 미국 정부의 승인을 얻지 못했다.
유럽의 한 외교관은 "유럽은 대부분의 사안에 대해 입장이 같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없이는 어떤 선언문도 나올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만나 러시아를 주요 8개국(G8)에서 제외한 것이 실수였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크림반도 합병 후 회원국 지위를 박탈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건 큰 실수였다"며 "그러면 전쟁도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미국을 제외한 G7 정상들은 7년 전 퀘벡에서 열린 정상회의의 악몽을 떠올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G7 공동 성명에서 미국의 서명을 철회하라고 지시했었다. 당시 상황은 팔짱을 끼고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앙겔라 메르켈 당시 총리가 압박하는 듯한 모습을 담은 전설적인 사진으로 남아있다.
![]() |
지난 2018년 캐나다 퀘벡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모습.[사진=블룸버그]2025.06.17 mj72284@newspim.com |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