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한미정상회담·시진핑 방한 맞물려 고심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중국 정부가 올해 9월로 예정된 전승절 80주년 기념 군 열병식에 이재명 대통령의 참석을 요청했으나 정부는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실은 2일 "이 대통령의 중국 9.3 전승절 80주년 기념식 참석 여부는 한중 간 관련 사안에 대해 소통 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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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2025.6.10 [사진=뉴스핌DB} |
대통령실 관계자는 "다만 외교 채널에서 이루어지는 구체 내용을 밝혀드리기에는 어려움이 있음을 양해해 주기 바란다"며 "한중 양국은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을 매개로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는 공감을 토대로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한중 간 매개로 표현한 APEC은 오는 10월 말~11월 초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가리키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오는 9월3일 베이징 천안문(톈안먼) 광장에서 '항일 전쟁 승리 80주년 기념 열병식'을 개최한다. 올해는 80주년으로 사회주의 국가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에 해당한다.
중국은 전승절 행사에 트럼프 대통령도 초대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 역시 올해 창설 80주년을 맞는 유엔 총회가 9월 뉴욕에서 열리는 데 맞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를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전승절에 한국 대통령으로선 유일하게 참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례와 대미·대중 관계 설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북핵 문제 등에서 중국의 책임 있는 역할을 기대하며 10년 전인 '전승절 70주년' 행사 때 열병식에 참석했으나, 이 문제가 이후 미국의 주한미군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으로 이어지며 한·미, 한·중 간 갈등을 초래한 바 있다.
아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되지 않았다는 점도 이 대통령으로서는 부담이다. 한미 양국은 조속한 정상회담 개최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조만간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10월 말 경주 APEC을 계기로 한국 방문을 고려중인 시 주석이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 여부를 보고 최종 방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도 고민이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 여부 등 주변국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 대통령의 최종 참석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