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부 국장급 협의 개최, 협력 방안 논의
韓, 시진핑 주석 APEC 정상회의 참석 재차 요청
정부, 李대통령 전승절 참석 여부 놓고 '고심 중'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번째 한·중 간 외교당국 협의가 지난 1일 열렸다. 외교부는 강영신 동북·중앙아시아 국장이 이날 한국을 방문한 류진송 중국 외교부 아주국장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2일 밝혔다. 한·중 국장급 협의가 열린 것은 지난해 12월 30일 이후 6개월 만이다.
양측은 이날 회의에서 오는 11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공감대를 바탕으로 각급에서 소통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강 국장은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다시 요청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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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신 외교부 동북·중앙아시아국장(오른쪽)과 류진송 중국 외교부 아주국장이 지난 1일 서울에서 한·중 국장급 협의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외교부] 2025.07.02 |
중국 측은 이날 회의에서 오는 9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대회(전승절)'에 이재명 대통령의 참석을 희망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승절은 1945년 9월 3일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항복 문서에 서명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중국은 10년 전인 2015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전승절 70주년 행사에 초청한 바 있으며, 박 대통령은 서방국 정상들이 참석하지 않는 이 행사에 참석해 시 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과 함께 천안문 망루에서 행사를 지켜봤다.
당시 박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은 세계적 관심을 끌었으며 한·미 관계에도 영향을 준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이로 인해 한·중 관계는 일시적으로 가까워졌지만 이듬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로 양국 관계는 급속히 냉각됐다.
양측은 이날 회의에서 중국이 서해에 일방적으로 설치한 구조물과 관련해 기본 입장도 교환했다. 한국 측은 중국의 구조물 설치를 우려하고 한국의 해양 권익을 침해해서는 안된다는 기존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 측은 또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북·러 군사 협력 등에 대해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opent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