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우리와 싸울 것" 발언에…EU·NATO 향한 불신 노골화
EU 관세 30% 경고에 유럽 반발…미·EU 전략 동맹 균열 우려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방위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영국은 미국을 위해 싸우겠지만, 유럽연합(EU)은 그렇게 할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하며, 미국과 유럽 간 동맹에 균열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는 15일(현지시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의 방위 의무 이행 여부를 묻는 질문에 "영국은 우리 편에서 싸울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EU 국가들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래서 우리는 영국에 관세 혜택을 일부 제공했고, EU와의 협상은 여전히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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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1월 다보스 포럼서 만난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우)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의 국방비 분담에 대해서도 불만을 재차 드러내며, "많은 유럽 국가들이 자신들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필요한 순간에 정말 미국을 위해 싸울 준비가 되어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유럽과의 무역 관계에 있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앞서 그는 8월 1일부터 EU산 수입품에 대해 최대 3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재도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EU 측은 "미국과의 무역협정을 여전히 희망하지만, 필요할 경우 자국의 이익을 방어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의 전통적 우방국들과의 관계 재정립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과 유럽 간의 안보 신뢰가 흔들릴 경우, NATO 체제 내부 균열은 물론, 글로벌 무역 질서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유럽 각국이 방위 자립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될 경우, 미·EU 간 전략적 동맹은 더욱 느슨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