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기자수첩] 철강,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산업을 하나의 이름으로 묶는 일은 언제나 조심스럽다. 요즘의 철강업계가 그렇다. 철을 둘러싼 공급망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다층적이다. 철강업계를 위한 하나의 정책 앞에서 어떤 기업은 웃고, 또 어떤 기업은 울게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열연강판이다. 지난해 12월 현대제철은 중국·일본산 열간압연 강판에 대해 반덤핑 제소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지난 2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덤핑 사실과 국내 산업 피해를 인정하고, 최대 33.57%의 잠정 덤핑방지관세 부과를 기획재정부에 건의했다. 통상 한두 달 내에 기재부가 최종 판단을 내린다.

뉴스핌 산업부 조수빈 기자.

과거 중국산 후판 반덤핑 사례를 보면, 예비판정이 내려진 뒤 시장은 이미 결론을 앞당겨 반응하는 경향이 짙다. 이번에도 분위기는 관세 부과 쪽으로 기울고 있다. 그러나 후판 당시와는 달리, 열연에서는 산업 내부의 온도차가 더 뚜렷하다.

열연강판은 쇳물을 얇게 펴 만든 철판 형태의 반제품으로, 자동차·강관 등 고부가가치 산업의 주요 재료다. 고로 기반 대형 철강사들은 열연을 자체 생산해 가공·수출하면서 수익을 낸다. 이들에게 반덤핑 조치는 가격 인상 요인이자 실적 개선의 기회다.

반면 전기로 기반 제강사나 열연 하공정 업체들의 사정은 다르다. 이들은 고로를 거치지 않고 중국·일본산 열연을 수입해 내수 위주로 가공·판매한다. 원가 부담을 최종 소비자가격에 충분히 전가하기 어렵다 보니, 열연 가격 상승은 곧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2분기 실적도 철강사와 제강사로 확연히 갈렸다. 현대제철은 중국산 후판 반덤핑 영향으로 2분기 10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포스코의 철강 부문 영업이익은 약 5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동국제강은 2분기 영업이익 299억원으로 전년 대비 26.1% 감소했고, 동국씨엠은 영업손실 15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세아제강, KG스틸 등도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줄어들 전망이다.

철강처럼 원료 구매와 판매가 모두 중요한 제조업에서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지 못하더라도 한 마리만 잘 쫓아도 생존은 가능하다. 반덤핑 조치는 분명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도구다. 하지만 산업을 보호한다고 해서 그 안의 모든 기업을 보호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겐 판가 인상이 기회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고정비처럼 짓누르는 구조다. 

공급망이 워낙 복잡한 탓에 하나의 문제를 막았더니 다른 문제로 번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실제로 열연강판에 대한 관세 부과가 예고되자, 중국산 도금재·컬러강판 수입이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감지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제 공은 기획재정부로 넘어갔다. 이는 단지 예비판정을 확정 짓는 행정 절차가 아니다. 반덤핑이 산업을 보호하는 방패가 되려면, 그 보호의 대상이 누구이며 어디까지여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부터 선행돼야 한다. 정부의 두 마리 토끼는 수출과 내수, 고로사와 제강사 어디든 될 수 있다. 정부가 역할을 충분히 고민하고 균형 잡힌 판단을 내릴 때 비로소 산업 전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두 마리 토끼는 그렇게 잡아야 한다.

beans@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대통령 오늘 '첫 청와대 국무회의' [서울=뉴스핌] 김종원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이전 후 첫 국무회의를 주재한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청와대 세종실에서 케이티비(KTV)로 생중계되는 56회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어떤 발언을 하고 국무위원들과 어떤 발언을 주고받을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로 첫 출근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본관에서 김용범 정책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참모진과 아침 차담회(티타임)를 주재하며 주요 현안과 업무 계획을 보고받았다. [사진=대통령실] 청와대 이전 후 첫 국무회의가 대국민 생중계로 진행되고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이기도 해서 이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고 내각에 주문할지 관심사다. 청와대 출근은 이튿날이지만 내각의 전체 국무위원이 모두 참석한다는 의미에서는 사실상 청와대 이전 후 이재명 정부의 첫 상징적인 대국민 공식 일정이기도 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로 첫 출근한 29일 오전 첫 일정으로 청와대 지하벙커인 국가안보실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찾아 안보와 재난 분야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청와대로 이전과 함께 집권 2년차를 시작하는 병오년 2026년 새해 공식 일정도 예정돼 있겠지만 다시 청와대 시대를 여는 첫 국무회의의 상징적 의미가 적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인 여민1관에서 주한 베냉공화국 대사 내정자 아그레망를 청와대 이전 후 첫 재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특히 국무회의 생중계는 국정 운영의 투명성과 공개성, 책임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국민과 함께 국정의 철학을 공유하고 공직사회에 긴장도를 불어넣는 측면에서 이재명 정부가 손꼽는 큰 성과 중에 하나다. kjw8619@newspim.com 2025-12-30 06:45
사진
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일이며 실체파악 잘 못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30 yym58@newspim.com   2025-12-30 10:2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