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회계연도 성장률 최대 1%p 낮아지고, 관세 타격 큰 부문서 대규모 실직 우려도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미국의 고율 관세로 인해 인도 대미 수출의 70%가 심각한 위협을 받을 것이라며, 미국 시장에 의존하는 여러 산업의 일자리와 성장이 우려된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27일(현지 시간) 타임스 오브 인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최신 보고서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50% 관세가 발효됨에 따라 인도의 대미 수출 중 약 70%에 심각한 위협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인도 경제 성장에 대한 위험이 현실화했다"고 분석했다.
인도의 대미 상품 수출액은 2024년 기준 약 800억 달러(약 110조 9760억원)로, 인도의 주요 수출 분야에 걸쳐 있다. 스마트폰과 석유 제품·의약품·반도체가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이는 인도의 주요 수출 품목이 아니라며,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약 550억 달러의 수출이 고율 관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바클레이즈는 예상했다.
550억 달러는 인도 전체 대미 수출의 70%, 전체 수출액의 약 13%를 차지하는 것이다.
인도 싱크탱크 글로벌 무역 연구 이니셔티브(GTRI)는 2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의 50% 관세 부과로 인도의 대미 수출이 2024/25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의 865억 달러에서 2025/26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약 500억 달러로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엘라라 증권의 가리마 카푸르는 "높은 수입 관세로 인해 어떤 인도 제품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번 회계연도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최대 1%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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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바이두(百度)] |
특히 의류 및 섬유, 보석, 새우 등 업계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산업들로, 수출 물량의 약 30%가 미국으로 향한다.
GTRI는 "관세 영향을 받는 부문의 수출액이 602억 달러에서 186억 달러로 70% 급감할 수 있다"며 관세가 두 배로 인상됨에 따라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도 보석·귀금속 수출진흥위원회의 키릿 반살리 위원장은 C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업계 전체가 심각한 충격을 받고 있다"며 보석 산업이 낮은 이윤에 의존하고 있는 가운데, 약 17만 5000명의 업계 종사자가 관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으로 향하는 인도의 신발 수출 물량이 최대 90%까지 급감할 수 있고, 의류 제조업계는 약 30억 달러의 피해를 예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편 인도 정부는 현재 수출업계 지원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대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여러 국가와의 무역 협정을 통해 수출 시장 다변화를 모색하는 한편,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활용했던 긴급 신용한도보증제도(ECLGS)를 되살려 무담보 대출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전했다.
수출 업계는 이자 지원 및 대출 상환 유예, 관세 환급 확대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