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그리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미국에 정면으로 반기를 드는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
1일까지 중국 톈진(天津)에서 이틀 동안 진행된 SCO(상하이협력기구) 정상 회의는 종료와 함께 공동 성명(톈진 선언)을 발표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사가 2일 전했다. 공동 성명은 중국, 러시아, 인도를 비롯해 벨라루스, 이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파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SCO 정회원국 10개국 정상이 모두 서명했다.
공동 선언에는 다분히 미국에 반대되는 입장들이 대거 표명됐으며, 미국을 지목하며 분명한 비판을 드러내는 대목도 포함되었다.
공동 선언은 "문명 다양성을 존중하고 평등 협력을 바탕으로 유엔을 중심으로 더욱 민주적이고 공정한 다극 세계를 구축할 것을 재확인한다"며 "회원국들은 국제 및 지역의 주요 문제를 집단적이고 대립적인 사고로 해결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공동 선언은 "테러리즘, 분리주의, 극단주의를 단호히 배격하며 다자 협력을 통해 테러리즘을 타격하고 테러리즘 자금 조달 경로를 차단해 나갈 것"이라고 공표했다.
이어 "회원국들은 지난 6월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에 대한 군사 침략을 강력하게 규탄하며, 시설과 민간 시설을 겨냥한 침략 행위는 국제법 규범과 유엔 헌장의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며, 이란의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침해하며, 지역 및 국제 안보를 파괴하는 행위"라며 미국을 비난했다.
또한 공동 성명은 "회원국들이 자국 통화 결제 비중 확대를 계속 이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SCO 개발 은행의 설립이 중요하며 이를 위한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자국 통화 결제 비중 확대는 미국 달러 기축 통화 시스템에 반대되는 정책이다.
공동 성명은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에너지 산업 및 공급망의 회복력을 지속 강화하며, 비차별적인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발전 추진을 지지한다"며 "에너지 안보, 에너지 인프라 보호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공표했다. 이는 러시아산 원유 무역 활성화로 받아들여지며, 역시 미국의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한편 시진핑 주석은 1일 SCO 플러스 정상 회의에서 처음으로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GGI)를 제안했다. GGI는 글로벌 개발 이니셔티브(GDI),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GSI), 글로벌 문명 이니셔티브(GCI)에 이어 중국이 제시한 네 번째 이니셔티브다. 시 주석이 제안한 GGI는 주권 평등, 국제법 준수, 다자주의 실천, 국민 중심주의, 그리고 실질적인 행동에 집중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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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중국 톈진에서 진행된 SCO 정상회의에서 회원국 정상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화사=뉴스핌 특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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