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신 못 믿은 게 실수... 공격에 너무 집중 잘하던 것들 잃어"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더 잘하고 싶고, 더 잘 보여주고 싶어서 힘이 많이 들어갔던 것 같아요. 제가 (저 자신을) 조절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2025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 준결승에서 라이벌 천위페이(중국)에게 패해 2연패 도전이 무산된 안세영(삼성생명)은 귀국 후 씁쓸한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동시에, 이번 대회를 통해 얻은 교훈을 발판 삼아 더 강해질 것을 다짐했다.
안세영은 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말 그대로 아쉬운 대회였다"고 운을 뗐다. 이어 "많은 분이 기대해주셨고, 저도 기대가 많았는데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면서도 "그래도 많은 걸 배운 대회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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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이 2일 인천국제공항에 귀국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KBS중계화면 캡처] |
지난해 한국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 단식에서 정상에 오른 안세영은 이번 대회 4강에서 천위페이(세계랭킹 4위)에게 0-2(15-21 17-21)로 패하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결과만 보면 충분히 값진 성과지만, 최근 몇 년간 국제 무대에서 보여준 압도적인 경기력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안세영은 "저 자신을 믿지 못했던 게 가장 큰 실수였다"며 "실수하더라도 준비한 것을 시도했으면 후회는 없었을 텐데, 실수할까 봐 두려워서 많이 하지 못했다는 게 아쉽다"고 털어놨다. 이어 "하루하루 경기를 즐겼어야 하는데, 너무 결과에 집착했고 성적에 대한 부담이 컸다"고 덧붙였다.
대회 초반에는 완벽했다. 64강부터 8강까지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모두 2-0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4강에서는 시작부터 흔들렸다. 첫 게임에서 5연속 실점을 허용하며 끌려갔고, 두 번째 게임에서도 천위페이의 노련한 플레이를 넘지 못했다.
패배의 원인으로는 '심리적 부담'이 꼽힌다. 안세영은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는 공격에만 너무 집중하다 보니 제가 잘하던 것들을 잃었다"며 "앞으로는 제 장점을 유지하면서 공격을 조금씩 보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세영은 금세 고개를 들었다. "이 경험도 경기력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차근차근 다음을 준비하겠습니다." 그는 짧지만 강하게 약속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더 완벽하게 준비하겠습니다."
안세영의 시선은 이제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2028년 LA올림픽으로 향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2022), 파리올림픽(2024)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그는 두 대회 연속 우승을 목표로 한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