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내 이브자리 매장 수 대비 3분의 1 수준
복수 대리점, 제대로 교육·공지 못 받아
이은희 교수 "대중 관심에 혈안...준비 안된 서비스"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침구류 브랜드 이브자리가 야심차게 출시한 퀵커머스 서비스가 과장 광고 논란에 휩싸였다. 서울 지역 내에서 운영 중이라고 홍보했지만, 정작 18개 대리점에서만 해당 서비스를 운영해서다.
더구나 퀵커머스 서비스의 핵심인 대리점주들이 관련 공지 및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이브자리의 '졸속' 도입이라는 비판도 거세다.
◆ "서울 지역 한정 운영 중"...정작 이용 가능 매장은 18곳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쿠팡이츠에서 퀵커머스 서비스를 이용 가능한 매장은 이브자리 강서점, 이브자리 상암월드컵점 등 18곳이다. 이는 서울특별시 내 전체 자치구(25개)보다 작은 수치다.
이는 서울 내 이브자리 매장 수(55개점)와 비교했을 때도 32.72%에 불과하다.
하지만 쿠팡이츠는 '이브자리도 지금 갑니다' 이벤트 페이지에서 '서울 지역 한정 운영 중'이라고 표현했다. 이브자리 측도 서비스 도입 초기 '서울 지역 내 이브자리 매장에서 운영'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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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쿠팡이츠와 이브자리가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고작 18개 매장에서 운영을 할 것이면 '서울 지역 한정 운영 중'이 아닌 '서울 내 몇개 대리점에서 이용 가능' 등의 표시를 해야 한다"며 "만약 서울 지역에서 한정 운영 중이라는 표현을 쓰면 소비자들이 자칫 오해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철 숙명여자대학교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도 "30분에 배송이 된다고 하는 것부터가 신뢰가 가지 않으며 18군데에서 운영 중이면서 '서울 지역 한정 운영 중'이라고 명시한 것도 부적절하다"며 "이를 소비자들이 실제로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도 살펴봐야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브자리는 이벤트 홍보는 물론, 상품 준비 과정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냈다.
해당 서비스는 고객이 쿠팡이츠 앱을 통해 이브자리 제품을 구매하면, 주문자의 위치와 가장 가까운 이브자리 매장으로 자동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제품 재고가 있는지, 해당 대리점에 어떤 제품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니 대리점과 본사와의 소통이 필수적이다.
이브자리 측은 "퀵커머스 서비스 도입과 관련하여, 이브자리에서는 각 지역의 영업국 영업사원을 통하여 대리점에 공지 및 안내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대리점주들은 해당 서비스 도입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한 대리점주는 "30분 안에 침구류를 배송할 수 있는지는 한번 봐야 할 것 같다"며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대리점주도 "본사에서 퀵커머스 관련 서비스 공지를 한 건 맞는데, 해당 서비스에서 어떤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며 "본사로부터 (퀵커머스 서비스를) 진행한다는 내용의 공지만 받았지, 대리점 측에서 뭘 준비해야 한다는 등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 교육받진 못했다"고 말했다.
◆ 대중 관심 끌기 위한 졸속 서비스 도입...소비자 피해 막아야
이를 두고 이브자리가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준비가 제대로 안 된 서비스를 출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부실 서비스는 소비자 피해로 직결될 수 있으므로, 사전 준비에 신경 써야한다는 비판이다.
업계 관계자는 "30분 배송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긴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쉽게 이뤄질 수 있는 서비스인 것도 아니다"며 "이브자리가 성급하게 서비스를 출시한 감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아무래도 '침구류 30분 배송'이라는 키워드가 굉장히 자극적"이라며 "일단 시행하는 것만으로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기 때문에 사전 준비보다는 서비스 도입에만 신경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서비스에 대한 피해 사례가 올라오진 않았지만, 자칫 잘못했다가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실제 30분 내에 원활한 배송이 가능한지, 어떤 상품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하는지 세부 사항에 대한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stpoems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