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기도서 민간분양 44곳…'국평' 10억원 넘는 단지 5곳
'우수 입지' '교통·교육 인프라' 갖춘 곳, 고분양가에도 수요 쏠림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수도권에서도 고분양가 확산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10억원을 넘어선 단지들이 양호한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접근성을 갖췄거나 단지 주변으로 교통·교육 인프라가 갖춰진 곳의 경우 서울 분양가를 상회하는 분양가에도 높은 경쟁률이 나오고 있다. 시장에선 분양가가 높은 단지의 성공 사례가 주변 시세를 자극하며 수도권 전역으로 '키 맞추기 현상'이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
◆ 올해 경기도서 민간분양 44곳…'국평' 10억원 넘는 단지 5곳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 경기도에서 고분양가 단지가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면서 분양시장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가격대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수도권 전역의 신규 단지들도 분양가를 상향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올해 경기도에서 민간 분양한 단지는 44개다. 이 가운데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 분양가가 10억원을 넘어서는 단지는 5곳이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분양가가 20억원을 훌쩍 넘겼음에도 청약 경쟁률이 수십 대 1을 기록하는 등 고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수요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경기도 내 고분양가 단지 중 가장 높은 인기를 끈 곳은 과천의 '디에이치아델스타'로 159가구 모집에 8315명이 신청해 52.2대 1의 1순위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84㎡ 최고 분양가가 24억4600만원에 달해 인근에 위치한 단지들과 비교해도 가격이 높은 수준이지만 서울 서초구 생활권에 있다는 점이 청약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단지는 정확하게 과천과 서초구의 경계에 들어서며 걸어서 10여분을 가면 신분당선 양재시민의숲역을 이용할 수 있다.
수원 '망포역 푸르지오 르마크' 역시 12억원대 가격임에도 흥행에 성공했다. 393가구 모집에 5644명이 몰려 14.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분양한 '영통자이센트럴파크' 전용 84㎡ 최고가가 10억223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억원 가량 높게 책정됐다. 공급 부족과 시세 상승 기대감에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구리 '한양립스'(2.8대 1)'와 안양 '호현 센트럴 아이파크'도 각각 2.8대 1, 5.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반면 같은 수원 내 북수원이목지구의 '대방 디에트르 더 리체'는 1678가구 대규모 공급에도 불구하고 364건 접수에 그쳐 경쟁률이 0.2대 1에 머물렀다. 입지와 인프라, 수요층 선호도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는 평가다.
◆ '우수 입지' '교통·교육 인프라' 갖춘 곳, 고분양가에도 수요 쏠림
입지 여건이 우수한 지역은 분양가가 10억~20억원대에 달하더라도 청약 대기 수요가 두텁게 형성돼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서울 접근성이 높거나 교통망 확충 호재가 예정된 곳은 고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청약에 나서면서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자신 있게 책정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국평 10억 시대'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향후 신규 분양시장은 '키 맞추기 현상'을 통해 전반적인 분양가 상향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 생활권을 공유할 수 있는 입지이거나 교통·교육 인프라가 이미 갖춰진 곳은 신규 아파트에 대한 갈아타기 수요가 집중되면서 고분양가에도 흥행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분양한 단지들의 최고 분양가가 신고가 수준에서 책정됐음에도 청약 수요가 일정 수준 이상 꾸준히 확인되면서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점차 상향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분양가가 높더라도 수도권 내 우수 입지나 1군 브랜드 대단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 이들 단지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교육이나 교통 인프라가 갖춰진 지역은 갈아타기를 원하는 수요가 두텁게 형성돼 있다"며 "분양가가 다소 높더라도 청약 성적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만큼, 향후 시장 전반에서 분양가 상승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