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멜라녹스 인수 조건 위반 의혹
무역협상 앞두고 꺼낸 '압박용 카드'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15일(현지시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 가 자국의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예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SAMR은 엔비디아가 2019년 인수한 이스라엘 반도체 업체 멜라녹스(Mellanox) 와 관련된 승인 조건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추가 조사를 결정했다.
엔비디아는 당시 69억 달러(약 9조6천억 원)에 멜라녹스를 인수했으며, 중국 정부는 GPU 가속기·네트워크 장비 등을 중국 시장에 지속 공급할 것을 조건으로 합병을 승인했다. 그러나 엔비디아가 이후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를 이유로 GPU 공급을 중단하자, 중국은 지난해 12월 반독점 조사를 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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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 [사진=블룸벅그통신] |
◆ 무역협상 앞두고 꺼낸 '압박용 카드'
이번 발표는 지난 1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막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과 맞물려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이후 네 번째로 열린 이번 회담은 시작 전부터 신경전이 고조된 상황이었고, 엔비디아 조사가 협상 테이블을 의식한 '압박용 카드'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은 앞서 13일에도 미국산 아날로그 반도체에 대한 반덤핑 조사와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에 대한 차별금지 조사를 동시에 발표했다. 반대로 미국 상무부는 최근 중국 기업 23곳을 거래 제한 명단에 추가하며 맞대응에 나선 상태다.
◆ 엔비디아, 중국 시장에서 연이어 '고전 중'
엔비디아는 최근 중국 시장과의 관계에서 연이어 난관을 겪고 있다. 미국 수출 규제를 피하기 위해 맞춤형으로 설계한 H20 칩이 올해 초 중국 수출이 차단됐고, 젠슨 황 CEO는 "미국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빠지면 화웨이 같은 현지 기업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로비에 나서기도 했다.
이 같은 로비 끝에 엔비디아는 지난달 미 정부와 합의를 통해 중국 판매 재개 대가로 매출의 15%를 미 정부에 귀속하는 조건부 승인을 얻었다. 현재는 더 진보된 칩의 대중 수출을 두고 미 정부와 논의 중이다.
한편 이 같은 소식에 이날 뉴욕 증시 개장 전 거래에서 엔비디아(NASDAQ:NVDA) 주가는 약 1.5% 하락하고 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