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교·통일 대정부 질의
"김정은 APEC 초청은 무리"
'탈북민' 명칭 변경 추진 논란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16일 남북관계의 경색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대북 특사파견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착된 남북 관계를 풀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장관이 직접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특사를 맡을 용의가 있느냐고 질의한데 대해 "특사 외교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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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에 관한 질문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09.16 pangbin@newspim.com |
정 장관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올해 안에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언급이 있었고, 한국이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하겠다고 자임한 만큼 이것을 뒷받침할 과제가 우리 정부에 주어져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경주 아태경제협력체(APEC, 10.31~11.1) 정상회의에 김정은을 초청하는 방안과 관련해서는 "한 달 반 남은 APEC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초청하거나 가능성을 생각하는 것은 무리"라며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오는 기회를 살려 김 위원장과 교신하거나 접촉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그건 굉장히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김정은의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과 관련해서는 "다자 무대에 북한 지도자가 선다는 것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성원으로 이미 활동하기 시작했다는 증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대북제제 해제 문제와 관련해 "7년 전에 (북미 정상회담에서) 민생 경제에 관한 제재 5가지를 푸는 조건으로 영변 핵의 폐기와 동창리 미사일 기지 폐기를 제시했던 그 딜이 성사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 미국 일각에서도 후회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지금 북이 간절하게 북미 대화의 수요가 있는 부분은 바로 제재 문제에 있으며, 그런 점에서 우리 정부의 반응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는 이날 국내에 정착한 탈북민을 '북향민'(北鄕民) 등 다른 명칭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정동영 장관의 뜻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20년 전 첫 통일장관 재임 시 논란과 혼선을 불렀던 명칭 개정문제를 다시 꺼낸 것과 관련해 통일부 안팎은 물론 탈북민 사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탈북 1호 박사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은 "입에 붙지도 않고 뜻도 모호한 명칭 변경에 신경쓸게 아니라 탈북민들이 제대로 정착하고 차별받지 않는 정책개발과 제도적 뒷받침에 정 장관과 통일부가 힘썼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yj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