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가 흔드는 전통 무대, PGA 투어 운영 전략 수정 불가피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새해 개막전인 더 센트리가 27년 만에 개최 코스를 바꾼다. 하와이 마우이섬을 덮친 극심한 가뭄 때문이다.
PGA 투어는 17일(한국시간) "내년 더 센트리를 카팔루아 리조트 플랜테이션 코스에서 열 수 없다"며 "다른 장소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매년 1월 첫째 주에 열리는 이 대회는 내년에는 1월 9일 개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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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팔루아 리조트 플랜테이션 코스. [사진=카팔루아 골프] |
카팔루아 리조트는 1999년부터 26년간 더 센트리를 개최하며 선수들과 팬들에게 '새해 첫 무대'라는 전통을 쌓아왔다. 하지만 2023년부터 강우량이 급격히 줄어든 마우이섬은 지난해 9월부터 물 부족 상태 2단계에 돌입했고, 골프장에도 제한 급수가 적용됐다. 현재 플랜테이션 코스는 두 달째 문을 닫았고, 페어웨이 잔디는 갈색으로 변해 대회 운영이 불가능한 상태다.
더 센트리는 1953년 창설 이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 등지에서 열리다가 1999년부터 카팔루아 리조트로 자리를 옮겨 왔다. 아름다운 해안 절경과 장쾌한 코스로 상징성이 컸던 만큼, 이번 개최지 변경은 단순한 일정 조정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번 사태는 PGA 투어가 직면한 새로운 과제를 드러낸다. 기후 변화와 환경적 변수는 이제 투어 일정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마우이의 가뭄처럼 지역적 특수성이 심화되면 특정 코스가 장기간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대회 일정과 개최지 다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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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로이터 = 뉴스핌] 마쓰야마 히데키가 1월 6일 PGA 투어 개막전 더 센트리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2025.1.6 |
선수들 입장에서도 혼란은 피할 수 없다. 전통적으로 시즌을 하와이에서 출발했던 더 센트리가 다른 장소에서 열린다면, 개막전 준비 과정부터 여행 동선까지 달라진다. 특히 동아시아 및 호주 대회와 연계하는 선수들에게는 일정 관리의 변수가 커질 수 있다.
지난해 더 센트리에서 우승한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를 비롯해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매년 참가해온 전통의 무대가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가게 됐다. PGA 투어가 어떤 대체 개최지를 선택할지, 그리고 앞으로 기후 환경에 따른 대회 운영 전략을 어떻게 수정할지가 주목된다.
zangpab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