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EV 매출 추월 가능성, 전사 포트폴리오 전환 분기점
SPE 2라인 ESS 전환·AMPC 효과…성장 모멘텀 강화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SDI가 4분기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서 매출 1조 원을 넘길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EV) 수요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ESS가 전사 턴어라운드의 핵심 동력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의 3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3조2632억 원, 영업손실 3083억 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매출 3조9357억 원, 영업이익 1299억 원)와 비교해 매출은 17% 줄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에서 이어진 적자 기조가 지속되는 수준이다.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13조3073억 원, 영업손실 1조2008억 원이 전망된다.
◆ ESS, EV 매출 추월 '게임 체인저' 될까
3분기부터는 ESS 사업에서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글로벌 전력망 안정화 수요와 북미 합작 공장의 라인 전환 효과가 맞물리면서, EV 부진 속에서도 ESS가 전사 실적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은 4분기 들어 한층 뚜렷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ESS 매출이 1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며, EV 배터리 매출을 처음으로 추월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SPE) 2라인이 다음달부터 ESS 전용으로 전환되면서 공급량 확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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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인터배터리 유럽 전시 부스 전경. [사진=삼성SDI] |
인공지능(AI), 태양광, 데이터센터 성장이 가속화되면서 ESS 수요가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도 삼성SDI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북미 현지에서 일부 EV 배터리 라인을 ESS 생산으로 전환하는 전략은 빠르게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전사 매출원을 다각화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평가된다.
◆ LFP ESS로 확대 준비
내년 중순에는 SPE JV 3라인을 통해 LFP(리튬인산철) 기반 ESS 양산에도 돌입한다. 가격 경쟁력이 높은 LFP는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선호도가 높지만 중국 CATL·BYD가 장악해온 영역이다. 삼성SDI가 LFP ESS를 본격 양산하면 글로벌 고객사의 '탈중국'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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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기흥사업장 전경. [사진=삼성SDI] |
다만 도전 과제도 적지 않다. 중국 업체들의 가격 공세와 공급망 우위, 그리고 ESS 특유의 안전성 리스크는 삼성SDI가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BMW와 스텔란티스 등 일부 완성차 업체가 보급형 EV 플랫폼으로 전환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판매량은 전년 대비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변수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ESS 사업에 대해 "관세비용 축소 및 고정비 축소,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인식이 나타나며 전사 이익기여도가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4분기에는 배터리백업유닛(BBU) 등을 포함한 ESS 사업 규모가 EV용 배터리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