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캡틴 손흥민이 브라질전 참패에도 고개를 숙이기보다 다시 일어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친선 경기에서 0-5로 완패했다. 실책과 조직력 붕괴가 겹치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손흥민 개인에게는 또 하나의 역사적인 이정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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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로이터=뉴스핌] 국가대표팀의 주장인 손흥민이 10일 브라질과의 경기 전 몸을 풀고 있다. 2025.10.10 wcn05002@newspim.com |
손흥민은 2010년 12월 시리아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후 15년 동안 대표팀의 핵심으로 활약해 왔다. 브라질전 출전으로 A매치 통산 137경기에 나서며 차범근 전 감독과 홍명보 감독을 제치고 남자축구 역대 최다 출장 기록의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손흥민은 이 기간 53골 23도움을 기록하며 한국 축구를 상징하는 존재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손흥민은 평소의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브라질의 강한 압박과 조직적인 수비에 막혀 단 한 차례의 슈팅도 시도하지 못했고, 드리블 성공도 0회에 그쳤다. 지상 볼 경합 성공률 역시 25%로 평소답지 않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 흐름 역시 브라질이 완벽히 주도했다. 전반 13분, 이스테방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전반 종료 직전 호드리구가 추가골을 넣으며 점수는 0-2로 벌어졌다. 후반 들어서도 악몽은 이어졌다. 후반 2분 김민재의 실책을 틈타 이스테방이 다시 한 골을 추가했고, 2분 뒤 호드리구가 멀티골을 완성했다. 후반 32분에는 비니시우스가 폭발적인 스피드로 수비 라인을 무너뜨리며 다섯 번째 골을 기록, 경기를 완전히 마무리했다.
한국은 경기 내내 브라질의 빠른 전환과 개인 기술에 휘둘렸다. 점유율과 슈팅 수, 유효 슈팅 모두 밀리며 반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손흥민을 비롯한 공격진이 고립되며 사실상 유효한 찬스를 만들지 못한 채 경기가 끝났다.
경기 후 손흥민은 "이런 영광스러운 자리를 동료들과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아 마음이 무겁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비 오는 날씨에도 끝까지 응원해 주신 팬들 덕분에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팬분들께 감사드린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또한 "세계적인 강팀을 상대로 부딪히고 넘어지면서 배우는 게 많다. 브라질 선수들은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도 쉽게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도 겸손한 마음으로 배우고, 이런 경험을 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손흥민은 "비가 많이 오는 가운데 찾아주신 팬들께 승리로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 하지만 여기서 무너질 수는 없다. 다시 일어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책임감을 가지고 다음 경기에서는 더 나은 결과를 만들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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