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환 한국폴리텍Ⅶ대학 창원캠퍼스 전기공학과 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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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환 한국폴리텍Ⅶ대학 창원캠퍼스 전기공학과 학과장 |
전기(電氣, Electricity)는 전하와 관련된 현상의 총체로 대한민국의 전기발전산업기본법 제2조 제1호는 "전자(電子)의 이동으로 생기는 에너지의 한 형태로서 빛·힘 또는 에너지로 변환·응용·이용되는 현상"이라고 정의한다.
전하(電荷, electric charge)는 전기현상을 일으키는 주체적인 원인으로 어떤 물질이 갖고 있는 전기의 양, 물질이 가지는 근본적인 물리적 성질(physical property)이다. 서로 정지해 있는 두 전하의 부호가 같으면 서로 밀어내는 척력, 다르면 서로 끌어당기는 인력이 된다.
전기라는 명칭은 서양에서 고대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가 양털에 문지른 호박(琥珀)에 가벼운 종이나 털이 묻는 현상을 발견하고, 이런 힘을 호박력(琥珀力)이라는 의미에서 Electricity라고 불렀다.
중국에서는 Electricity를 '번개의 힘'이라는 뜻으로 전기(電氣)로 번역하여 오늘날까지 쓰여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전기에너지의 구성을 살펴보면 원자력이 24%, 화력 20%, 수력 20%, 재생에너지가 10.6%로 이뤄져 있다. 전기 생산에 있어서 원자력 발전은 가장 청정에너지로 각광 받지만 전기 생산 후 발생하는 폐연료봉의 처리가 발목을 잡고 있다.
연료 주입 후 가동이 시작되면 긴급 사유가 아닌 이상 발전을 중단할 수 없는 구조도 단점으로 꼽힌다. 그래서 피크시간대와 심야시간 사이의 전력량을 조정하기가 힘들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최근에는 원전주기를 안전하게 다룰 수 있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이 불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화력 발전소도 가동 중인 발전기를 완전히 중단하는 데 6시간 이상 걸려 함부로 중단할 수 없지만, 그나마 연료의 양을 통해 생산량을 조정할 수는 있다. 우리 일상에서 밤낮의 전기 사용량은 엄청난 차이를 보이지만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기의 양은 거의 비슷하다.
그렇다고 발전소를 낮에만 돌리고 소비가 적은 밤이라고 해서 멈출 수가 없다. 더군다나 전기는 저장하기 쉬운 에너지가 아니다. 그래서 정부는 전기 사용의 효율성을 위해 전기 사용 시간대의 분산 유도, 심야 시간 사용료의 감면 등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삼랑진에 위치한 양수발전소도 남아도는 심야전기로 하류의 물을 다시 위쪽으로 퍼올려 다시 발전에 이용하는 구조다. 이제 남은 것은 재생에너지다.
전 세계적으로 원료의 채취부터 생산, 판매, 유통에 이르기까지 탄소발자국을 지우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의 확보는 필수적이다. 유럽은 EU로 수입되는 일부 철강, 시멘트 제품에 탄소 배출양에 따라 탄소국경세를 내년부터 시행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21.8%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우리의 재생에너지 분포를 보면 태양광(36.9%), 풍력(21%), 수력(11%), 나머지 바이오 지열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태양광 위주로 재생에너지가 편성된 것은 설치가 쉽고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현재는 태양광을 설치할 입지가 거의 고갈된 상태고, 수력 역시 포화 상태로 더 이상 개발의 여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부는 해상풍력 보급과 관련해 '인천-서남해-남해안- 경북 동해안'을 잇는 해상풍력 벨트를 조성한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여기서 생산된 에너지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및 'U자형 한반도 에너지 고속도로'를 통해 전국에 공급할 예정이다. 해상풍력사업은 복잡한 행정 규제, 전력계통 포화, 설치에 따른 주민 민원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전력 환경 여건상 해양풍력사업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이웃 중국의 해상풍력 설비 용량은 우리의 140배 이상 이상이다. 엊그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도 "원자력은 지금 서둘러도 전기를 생산하는데 15~20년이 걸린다."고 지적하고 당장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에 소요되는 막대한 전기 공급원으로서 재생에너지의 발전을 강조하였다.
비록 국제 캠페인 순준이지만 "기업이 사용하는 모든 전력을 2050년까지 전량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구매하거나 또는 자가생산으로 조달"한다는 RE100(Renewable Energy 100)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시대적 요구다. 개인, 사회 , 기업 모두가 에너지 절약은 물론 기후위기에 맞서 채취, 가공, 생산, 유통, 판매, 소비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친환경적이고 탄소중립에 접근하는 사고와 행동양식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