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17일 유진투자증권은 국내 코스피가 원화 약세에도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년 이후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의 관계가 과거와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원화 약세가 주가 하락으로 직결되지 않는 구간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원화 가치 하락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부정적 요인이지만, 지난 2024년 이후 원·달러와 코스피의 상관관계는 기존 음(-)의 관계에서 플러스(+)로 변화했다. 과거에는 원화 강세가 코스피 상승과 함께 나타났지만, 최근에는 원달러 상승이 반드시 악재로 작용하지 않는 흐름이 관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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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
이 연구원은 "최근 원화 약세는 경상흑자보다 해외 투자 확대로 인한 달러 유출 영향이 크다"며 "일본 증시가 엔저 국면에서 올랐던 것처럼 국내 증시도 환율 흐름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원화 약세가 '호재'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연구원은 "반도체를 제외한 업종에서는 여전히 외국인 매도가 우위를 보이고 있다"며 "반도체 업종의 경우 환율보다 반도체 이익 전망 변화가 외국인 수급의 핵심 변수"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최근 외국인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가 안정적인 이유로 금융투자(ETF) 자금 유입을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5~10월 반도체 중심의 상승을 외국인이 이끌었지만, 이후 시장을 떠받치는 것은 금융투자 자금"이라며 "ETF 자금은 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반도체·건강관리·은행 등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업종에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2020년 이후 누적 데이터를 보면 개인과 외국인은 매도 우위인 반면, 금융투자 자금은 2024년 이후 꾸준한 순매수를 이어오고 있다. 또한 10월 중순 이후에는 금융투자와 개인 투자자 중심의 순매수가 확대됐다.
이 연구원은 "반도체가 숨 고르는 국면에서는 건강관리, 상사·자본재, 기계, 배터리 업종으로 수급이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며 "시가총액 상위 업종을 중심으로 ETF 유입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반도체를 제외하고 최근 코스피 비중이 가장 많이 늘어난 업종은 은행과 건강관리"라며 "조선·배터리 등 시가총액 대비 주가 부진이 컸던 업종도 재평가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nylee5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