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적 합리성 맞지 않으면 韓 의견 들어야
수익성 없는 사업은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
처음 美서 '을사늑약' 수준 내용 문서 보내와
8월 정상회담 후 강화된 韓 입장문이 돌파구
[서울=뉴스핌] 김종원 선임기자 =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17일 한미 간 최종 타결한 관세협상과 관련해 5대5 대미(對美) 투자 수익 배분에 대해 "계속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날 저녁 한미 간 최종 타결한 관세·안보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하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미 간 양해각서(MOU)에 미국이 투자처를 정하면 한국이 45일 안에 달러를 보내기로 돼 있는데 미국이 무리한 투자처를 선정해도 한국이 반드시 따라야 하느냐는 언론 질문에 김 실장은 "상업적 합리성 원칙에 맞지 않으면 한국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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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이재명(가운데) 대통령이 14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미 간 관세 안보 조인트 팩트시트 타결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김용범 정책실장, 오른쪽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사진=대통령실] 2025.11.14 photo@newspim.com |
◆수익 배분 문제, 마지막까지 충분히 韓 입장 설명
김 실장은 "(상업적 합리성은) 한국이 의견을 낸 것"이라면서 "한국이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연간 한도에 못지않게 상업적 합리성 부분을 강조해 놨기 때문에 수익성이 없는 사업을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과 수익 배분 구조가 미국이 너무 많이 가져가는 불공평하다는 지적에 대해 김 실장은 "한국이 마지막까지 충분히 의견을 냈고 일정 조건 속에서는 조정할 수 있는 문구도 받아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기본적으로 지금 글로벌 무역 불균형 속에서 미국이 무역적자를 보충하기 위한 환경에서 진행된 협상이었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선 큰 틀에서 보면 글로벌 무역환경, 더 크게 보면 안보환경에서 한국은 수혜국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따라서 이번 협상에서 5대5 배분, 이런 걸로 미국이 큰 틀에서 수혜국이 어느 정도 부담해야 될 것으로 봐서 그렇게 됐다"고 부연했다.
다만 김 실장은 "한국 입장에서는 계속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면서 "수익성이 있는 사업부터 시작해서 5대5 배분, 이런 걱정을 안 하는 사업을 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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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휴일인 16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합동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여승주 한화그룹 부회장, 김용범 정책실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등이 참석했다. [사진=대통령실] |
◆한국 농산물 더이상 추가 개방할 것 없어
농산물 개방 문제와 관련해 김 실장은 "비관세 부분은 한미가 자유무역협정(FTA) 관계이며 농산물 분야가 97.8% 정도 거의 다 개방돼 있는 상태"이라면서 "지금 남아 있는 분야는 한국이 더 이상 추가 개방을 할 수 없는 영역만 남아 있다"고 다시 한 번 분명히 했다.
김 실장은 "미국 입장에서는 유럽연합(EU)이나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 농산물에 대해서는 한국이 추가 개방할 게 없다"고 부연했다.
그동안 힘들었던 협상 과정을 설명하면서 김 실장은 "지난 8월 처음 미국 정부가 보낸 문서가 왔을 때 '을사년, 을사늑약은 저리 가라' 할 정도의 내용이었다"고 언급했다.
김 실장은 "미국에서 보낸 문서 내용과 형식이 오죽했으면 그런 표현을 했겠느냐"면서 "그래도 지금은 협상이 무난하게 타결된 상대국에 대해서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럴 표현을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의 정말 황당무계한 내용 일색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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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6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 비서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11.06 pangbin@newspim.com |
◆연간 한도 200억 달러·상업적 합리성 관철
지난했던 협상의 실마리와 관련해 김 실장은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 이후에 한국 정부가 훨씬 더 강화된 입장문을 보낸 것이 협상의 돌파구가 됐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밝힌대로 9·11 희생자 추도식에 참석한 김 장관의 별도 노력 과정도 조금씩 돌파구가 됐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결국 한국이 감내할 수 있는 협상의 기본 원칙을 끝까지 관철한 것은 연간 200억 달러 한도의 양보를 얻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실장은 "상업적 합리성도 최종적으로 한국이 얻어낸 것"이라면서 "그런 내용들이 다 (이번 팩트시트와 양해각서에) 조목조목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kjw861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