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X사업부 경험 바탕 TV·가전 시너지 강화
GOS 논란 극복 등 리스크 관리 경험 인정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이 가전·스마트폰을 총괄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무대행에서 공식 부문장으로 선임됐다. 삼성전자가 연말 인사를 통해 그에게 DX 리더십을 전면적으로 맡긴 것은 부진한 TV·가전 실적을 다잡고 모바일에서 확보한 경쟁력을 그룹 전체 기초 체력으로 확장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삼성전자는 21일 이같은 내용의 2026년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노 사장이 정식 부문장이 되면서 공식적인 조직 구심점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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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사진=삼성전자] |
노 사장은 삼성 스마트폰 브랜드 '갤럭시'의 성공 신화를 쓴 주인공이다. 1997년 무선사업부 개발3팀에 입사한 이후 27년간 모바일 사업에만 몸담았다. 차세대제품그룹장, 혁신제품개발팀장, 상품전략팀장, 개발2실장 등을 거치며 스마트폰 개발 전략을 주도했다.
2018년 12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그는 2020년 52세의 나이로 무선사업부(현 MX사업부) 사업부장을 맡았다. 2017년 무선개발 1·2실 통합 실장을 맡으며 갤럭시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확립했고, 폴더블폰 '갤럭시폴드' 출시를 주도하며 새로운 폼팩터 시장을 개척했다.
노 사장이 정식 부문장으로 선임되기까지는 성과와 리스크 관리 경험이 모두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노 사장은 과거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논란으로 글로벌 비판이 거셌던 시기에도 MX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갤럭시S23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출시했다. 당시 삼성 안팎에서 책임경영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인플레이션 등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 국면에 놓였음에도 MX 사업부는 꾸준히 수익성을 확보했다. 플래그십 모델의 안정적인 판매, 폴더블 시장에서의 1위, 브랜드 충성도 등도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됐다.
노 사장은 DX 내 핵심인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도 계속 맡는다. 갤럭시 스마트폰 시리즈를 총괄하며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유지해온 경험을 기반으로 TV·가전 사업부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의도로 해석된다. 삼성 내부에서는 노태문 사장이 DX의 제품·서비스 체계를 하나로 통합할 적임자로 평가한다.
다만, 이번 인사에서 노 사장은 부회장 승진 없이 사장직을 유지했다. 한종희 부회장 타계 이후 DX부문의 리더십 공백이 우려됐지만, 삼성전자는 부회장직 신규 발탁보다 조직 안정과 실질 리더십에 무게를 뒀다.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는 급격한 변동보다 현 체제 유지가 최선이라는 내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노 사장은 정식 DX부문장으로 조직 통합과 혁신 과제를 주도하게 됐다. MX 사업부장도 겸임하며 전사 전략을 총괄하는 역할이 부여됐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노 사장의 존재감을 강화한 인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특히 스마트폰 사업 전략을 주도해온 그의 입지가 DX 전반에서 더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 관계자는 "노 사장은 갤럭시를 세계 스마트폰 1위 브랜드로 만든 전략가"라며 "기술을 이해하면서도 시장을 읽는 경영자로서, DX 부문의 다양한 제품군을 아우르며 부진한 TV·가전 사업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a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