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과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이 30일(현지시간) 진행한 종전 전략 논의가 생산적이었으나 아직 합의까지는 갈 길이 남았다고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회담 종료 후 기자단에게 이번 회의가 생산적이었지만 평화 합의를 찾기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고위급 회동은 지난 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이 러시아와의 물밑 협상을 통해 마련한 평화 구상안을 두고 협상을 한 지 7일 만에 재개된 것이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 루스템 우메로우(오른쪽)와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11월 30일 플로리다 할란데일 비치에서 스티브 위트코프 미 특사 및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의 회담 후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루비오 장관은 "이번 논의는 단순히 전투를 끝내는 조건을 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우크라이나가 장기적으로 번영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는 문제이기도 하다"면서 "오늘 그 부분을 진전시켰다고 보지만, 해야 할 일이 더 많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플로리다에서 열린 이번 고위급 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모스크바로 향하기 며칠 전 이루어진 것이다.

이번 회담은 일요일 우크라이나 측 협상단의 지도부가 교체되면서 전기가 마련됐다. 지난 금요일 자택이 부패 수사의 대상이 된 뒤 사임한 안드리 예르막 대통령 비서실장을 대신해, 우크라이나 국가안보위원회 서기 루스템 우메로우가 새로운 수석 협상가로 회담을 이끌었다.

미국에서는 루비오, 위트코프,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대표로 참석했다.

최근 미국이 주도해 마련한 평화안이 러시아의 요구에 지나치게 기울어졌다는 비판을 받은 만큼, 이날 루비오 장관은 우크라이나를 안심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측 역시 충분한 감사를 표하지 않았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염두에 둔 듯 이날 우메로우 서기도 거듭 미국의 노력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다만 그는 이번 회담에서 어떤 진전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날 러시아 국영방송에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오는 목요일 인도 방문 전 위트코프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젤렌스키, EU 폰 데어라이엔과 통화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우르줄라 폰 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통화한 뒤, 러시아의 침공에 맞선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지지해 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X(옛 트위터)에서 "우르줄라는 러시아의 지속적인 기반시설 및 에너지 부문 공격 속에서 우리의 회복 탄력성을 강화할 필요성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전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고 실질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썼다.

전날 밤 연설에서 젤렌스키는 미국 측이 "건설적 접근"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향후 며칠 내로 전쟁을 품위 있게 끝낼 방법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