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수출액 2020년 5월 이후 최저 수준
관세 면제에도 수요 위축…베트남 생산·출하 조정
미국 시장 경쟁 심화…출하량 1위 유지도 변수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삼성전자를 주축으로 한 베트남발 스마트폰의 대미 수출이 급감했다. 지난 11월 기준 베트남의 대미 휴대전화 및 부품 수출액은 4억1000만 달러에 못 미치며 2020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베트남이 삼성전자의 최대 스마트폰 생산기지라는 점에서 이번 수출 감소는 사실상 삼성전자의 대미 스마트폰 출하 둔화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무역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소비 심리 약화가 맞물리며 베트남 내 생산과 출하 조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로이터는 최근 지난달 베트남의 대미 휴대전화 및 부품 수출액은 4억1000만 달러에 못 미쳐 2020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4개월 연속 감소세로, 베트남의 휴대전화 생산 역시 8월 이후 전년 대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베트남 스마트폰 수출 통계는 사실상 삼성전자의 수출 흐름을 반영한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최대 스마트폰 생산·수출 기업으로, 베트남 전체 휴대전화 수출과 생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베트남 내 구체적인 수출 물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이번 무역 통계에 대해서도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매년 세계적으로 2억2000만 대의 휴대전화를 판매하고 있다. 이 중 약 60%가 베트남에서 생산되며, 상당수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미국의 관세 대상이 아니지만, 무역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자체가 수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베트남의 스마트폰 수출은 올해 1월 정점을 찍은 뒤, 트럼프 행정부가 휴대전화와 전자제품을 고율 관세에서 제외하면서 5월 일시적으로 반등했다. 그러나 8월 베트남산 제품에 20% 관세가 부과된 이후, 관세 면제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출하량은 급격히 줄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생산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로이터는 현지 소식통의 말을 빌려 "삼성전자가 소비 심리 약화에 대응해 베트남 내 생산 및 수출 물량을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미국 스마트폰 출하량 점유율은 지난 2분기 27%로 전 분기 대비 반등했으나, 3분기 다시 24%로 떨어졌다.
특히 10년 이상 유지해 온 출하량 기준 세계 1위 자리도 애플에 내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의 출하량이 세계 시장 점유율 19.4%를 기록하며 지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세계 1위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등극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도 전년 대비 4.6% 성장해 세계 시장 점유율 18.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10년 이상 유지해 온 1위 자리는 애플에 내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상반기 수출 호조로 연간 기준 충격은 일부 상쇄됐다. 올 1~11월 누적 기준 베트남의 휴대전화 수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럼에도 하반기 들어 삼성전자 베트남 생산기지의 대미 수출 둔화가 뚜렷해지면서, 베트남 전체 수출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11월 베트남의 전체 수출액은 약 40억 달러로,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syu@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