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가설 세워놓고 기소...김건희 특검은 이종호 연관성 못 밝혀"
장 의원실 측 "멋쟁해병 참여자의 국회 위증 등 범죄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이명현 특별검사팀(특검팀)이 기소한 위증사건 연루 피고인 A씨가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김건희 여사를 공격할 목적으로 사건을 키웠다'는 내용의 변호인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이날 뉴스핌의 취재를 종합하면 A씨 측 국선변호인은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에 공소사실 관련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했다.

A씨는 특검팀이 해병대 예비역 모임('멋쟁해병' 단톡방) 멤버인 전 대통령경호처 경호부장 송호종 씨의 국회 위증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함께 기소된 인물이다.
국회 위증 사건은 송씨가 지난해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삼부토건 주가조작',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의 구명로비' 관련 위증을 했다는 내용이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은 별도로 출범한 김건희 특검팀의 1호 수사 대상으로, 2023년 해당 회사 주가조작에 김 여사 등이 개입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삼부토건 전현직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를 속여 주가를 띄운 뒤 부당이익을 취득한 혐의로 고발됐는데, 주가 급등 직전 김 여사 계좌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멋쟁해병'에서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는 메시지를 올린 게 알려져 김 여사가 주가조작에 개입한 것이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구명 로비 의혹은 이 전 대표가 2023년 채상병 순직 사건 이후 사건의 책임자로 지목된 임 전 사단장의 구명을 위해 'VIP'에게 로비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녹취에서 시작됐다. 이 전 대표는 당시 '멋쟁해병' 일원인 김규현 변호사에게 'VIP에게 얘기할 테니 (임 전 사단장에게) 사표를 내지 말라고 했다' 등 취지의 발언을 했고, 해당 녹취는 김 변호사의 신고로 공수처에 제출돼 언론 보도로 공개됐다.
해병대 예비역 출신인 A씨는 구명로비 의혹을 알게 된 후 지난해 6월 장 의원실에 이를 최초 제보했으나, 장 의원 측이 임 전 사단장과 이 전 대표가 실제보다 친밀한 사이인 것처럼 사진을 왜곡하는 등 정치적 목적으로 자료를 악용하고 있다고 판단해 같은 해 7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다시 자료를 제출했다. 이후 9월 A씨는 송씨 등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어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 바 있다.
단톡방의 멤버인 송씨는 국정감사에서 ▲단톡방의 '삼부 체크'는 골프 3부를 뜻한다 ▲이 전 대표가 VIP 얘기를 하는 것을 들어본 적 없다 ▲2023년 7, 8월 임 전 사단장과 통화한 적 없다 ▲같은 해 연말 임 전 사단장과 만난 적이 없다 등 위증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채해병 특검은 송씨가 허위진술을 했고, A씨가 국감 대비 자료를 준비해주는 등 허위진술을 용이하게 했다고 보고 각각 위증, 위증방조 혐의를 적용해 지난달 27일 재판에 넘겼다.
A씨 측은 이날 의견서에서 송씨에게 자료를 제공한 것이 위증을 돕기 위함이 아니라 무분별한 언론 의혹 제기에 대응하기 위함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와 김 여사를 삼부토건 주가조작에 연결시킨 출발점이 장 의원실이었고, 이후 김어준 씨 방송 등을 통해 의혹이 과장·확대됐다고 설명했다.
A씨 측은 "2024년 6월 27일 장 의원실 보좌관이 이 전 대표의 '삼부 내일 체크하고' 메시지를 보고 '삼부가 뭐지'라고 묻자, 장 의원이 장난식으로 '삼부토건 아니야?'라고 한 것이 삼부토건 주가조작의 시발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시에는 가볍게 지나가는 수준으로 넘어갔으나 점차 장 의원실에서 사건 관련해 이야기를 하면서 내가 알아낸 사실관계를 왜곡하려 하자 '왜 그렇게 확대해석하냐'라며 반발했지만 장 의원은 '우리는 사실관계는 별 관심이 없고, 그냥 김건희만 공격하면 된다'고 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장 의원실 방문 이후, 갑자기 같은 해 7월 4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즉, 이 전 대표와 김 여사가 삼부토건 주가조작에 가담했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순방을 계기로 해당 주가조작을 도와주고 있다는 취지의 방송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특검팀은 '이 전 대표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을 했으니 당연히 삼부토건 주가조작에도 가담했겠지', '이 전 대표와 김 여사가 친하니까 이 전 대표가 임 전 사단장의 구명을 위해 김 여사를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접근했겠지'라는 가설을 세워놓고 사건 기소에까지 이른 것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나 김건희 특검에서 삼부토건 주가조작 관련 수사가 깊이 진행됐음에도 이 전 대표는 참고인으로 단 한 번도 소환된 사실이 없다"며 "해당 사건으로 이미 여러 명을 구속기소했음에도 이들은 이 전 대표와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이 연관관계를 전혀 밝히지 못했다. 그럼에도 또 다른 채해병 특검이 이 전 대표가 마치 삼부토건에 연루됐고 이 전제로 송씨가 국회에서 위증했다고 기소한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공소제기"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장 의원실 측은 "멋쟁해병 참여자의 국회 위증 등 범죄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며 의견서에 제기된 주장을 부인하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A씨는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하지 않으며, 변호인 조력 없이 스스로 재판에 임할 의사를 밝혔다. 송씨와 A씨의 공판준비기일은 이날 오후 4시 진행될 예정이다.

yek105@newspim.com












